‘화물터미널’ 대구-경북 기싸움
대구경북신공항의 화물기 전용 터미널 입지와 관련해 대구시와 경북도·의성군의 대립이 지속되는 가운데 24일 국회에서 열린 ‘2024년 국민의힘-대구·경북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에서도 양측 간 기싸움이 이어졌다.
김석기 의원을 제외한 대구경북(TK) 국회의원 전원이 참석한 이날 협의회에서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대구시는 신공항, 군부대 문제 등 대구의 오랜 숙원을 해결하기 위해 집단의 억지와 떼쓰기에 굴하지 않고 앞으로 나갈 것”이라며 “풀 수 없는 매듭은 잘라 내야하고 곪은 종기는 터트려야 완치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는 흔들림 없이 국민의힘을 지탱하는 핵심 지지기관인 만큼 대구 미래 40년을 위한 사업에 당 차원에서 힘을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20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화물터미널 문제와 관련, “민간공항 화물터미널 문제로 분쟁이 있은 지 1년이 다 됐고, 정부의 민간공항 기본계획 고시가 12월로 예정돼 있다”며 “따라서 더 이상 떼법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북도와 의성군에 “늦어도 10월 말까지 국토부와 국방부가 제시한 안을 수용해 달라“고 요청했었다.
따라서 이날 홍 시장의 ‘떼쓰기’ 발언은 경북도와 의성군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에 박형수(재선, 의성청송영덕울진) 경북도당위원장은 인사말에서 “홍 시장이 ‘떼쓰기’를 말하셨는데 의성군의 화물터미널에 대해 하신 말씀이라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맞받았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해 (홍 시장이)추후 얘기를 또 한다면 추후에 또 말하겠다”며 “시장님이 짧게 말씀하셨기 때문에 저도 짧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라겠다”고 했다.
이처럼 양측의 기싸움 속에 회의장 분위기는 잠시 냉랭해지기도 했다.
이날 추경호 원내대표는 “그동안 정부 예산 편성 과정에서 대구와 경북 관계자 여러분의 수고 덕분에 상당한 예산이 확보됐다”면서도 “미처 사업에 들어가지 못한 것과 반영된 예산 중 추가 반영이 필요한 예산 사업이 많아 지역 발전을 위한 민생 예산, 지역 숙원 사업 예산 등이 추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책임감을 갖고 하겠다”며 “내년도 예산안을 잘 챙겨서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생활에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도 “대구·경북 시·도 국회가 똘똘 뭉쳐 대구경북의 현안사업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했고, 강대식(재선, 대구 동구군위군을) 대구시당위원장은 “각 지역의 예산도 중요하겠지만 대구·경북이 함께 협치하고 상생할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하자”며 “대구시 정책협의회 현안 1번이 대구경북통합신공항으로 돼 있다. 신공항이 적기에 개항하고 후적지가 잘 개발될 수 있도록 지역 의원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학홍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경북과 당이 원팀이 돼 노력한 결과 올해 처음으로 11조 원을 확보했고 12조를 눈앞에 두고 있다”며 “예산은 국민 생활과 직결되기 때문에 의원님들이 힘을 내주셔야 한다. 저희도 잘 하겠다”고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이기동기자 leekd@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