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석의 통상이야기] 최근 유가 급락의 원인, 영향 및 향후 전망
[손수석의 통상이야기] 최근 유가 급락의 원인, 영향 및 향후 전망
  • 승인 2024.09.2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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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석 경일대학교 국제통상학전공 교수
최근 국제유가가 큰 변동성을 보이면서 크게 하락하고 있다. 지난 9월 10일에는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유(WTI)가 각각 배럴당 60달러대로 급락했다. 이들 유가가 7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1년 12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러한 유가 급락의 주된 요인으로는 먼저 미국과 브라질 등 비OPEC 국가들의 석유 생산 증가로 인한 공급 과잉을 들 수 있다. 최근 미국의 원유 재고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1.96백만 배럴이나 증가했다. 둘째,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를 들 수 있다. 셋째, OPEC+가 감산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부 국가들의 증산으로 인해 전체적인 공급이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예상보다 크지 않아 유가 상승 요인이 제한적이었다.

이러한 국제유가 하락은 소비자와 기업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산유국과 에너지 기업들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가 하락의 긍정적인 영향을 살펴보면 먼저, 휘발유, 경유 등 연료 가격을 낮추고 소비자 물가를 안정시켜 가계의 생활비 부담을 줄여준다. 둘째, 에너지 비용 감소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 운송업 등의 비용이 절감되며, 이는 기업의 수익성을 제고하고 투자 여력을 증가시킨다. 셋째,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여 경제 성장에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유가가 10% 하락하면 소비는 0.68%, 투자는 0.02%, 수출은 1.19% 증가하게 된다.

한편, 유가 하락의 부정적인 영향으로는 먼저, 석유 수출에 의존하는 산유국들의 재정 적자를 증가시켜 경제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다. 둘째, 석유 및 가스 기업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이는 특히 생산 비용이 높은 기업들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셋째,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등의 정책을 유도할 수 있지만, 지나친 저물가는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영향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유가 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의 유가 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으로는 먼저, 에너지 비용을 낮추어 소비자 물가를 안정시키고, 이는 우리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증가시켜 소비를 촉진할 수 있다. 둘째, 우리 제조업체의 생산 비용을 줄여 수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셋째, 원유 수입 비용을 감소시켜 무역 수지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이는 외환 보유고를 증가시키고 원화 가치를 안정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유가 하락에 따른 몇 가지 과제도 존재한다. 먼저 유가 하락으로 인한 저렴한 화석 연료는 재생 에너지의 경제적 매력을 감소시켜 재생 에너지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화석 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의 지속적인 투자와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유가 하락은 글로벌경제의 불확실성을 반영할 수 있으며, 이는 한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여, 한국은 유가 변동에 따른 단기적인 이점을 활용하면서도 장기적인 에너지 전환과 경제 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향후에도 국제유가는 여러 요인에 의해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변수로는 지정학적 리스크, 경제 성장률, OPEC+의 생산 정책, 그리고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 등을 들 수 있다. 중동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면 유가가 상승할 수 있지만, 미국의 셰일 오일 생산이 증가하면 유가가 하락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의 경기침체 장기화와 미국의 소비 감소 등으로 인한 수요 감소가 당분간 국제유가를 하락 안정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미국은 적어도 11월 대선 전에는 국제유가 상승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중동에서 확전이 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11월 초 대선 전까지는 국제 유가가 상승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향후 미국의 금리 인하와 대선 이후 새 정부가 경제 부양책을 발표할 경우 경제성장과 에너지 수요 증가로 이어져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할 수도 있다. 이러한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국제유가 전망은 매우 복잡하고 다변적이다. 어떤 특정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칠지에 따라 유가가 크게 변동할 수 있어 정부와 기업들은 유가 변동의 시나리오별 전략을 마련하여 대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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