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정보 학습한 결과물 총체 AI
사람은 경험 기반 이야기 많아지면
유연한 사고·창의성 발현 가능성↑
이 시대는 끊임없이 ‘창의적인 인재’를 요구해왔다. 그리고 또다시 세상이 뒤집히고 있는 오늘날 4.0 인공지능의 시대에도 미래 인재의 조건은 여전히 창의성이다. 하지만, 과거와 현시대의 창의성에 대한 관점은 약간의 차이가 있다. 과거의 창의적인 인재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혁신과 발상을 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에 대한 기대가 컸다면, 오늘날에는 넘쳐나는 정보와 데이터들을 어떻게 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잘 취합하고 융합할 수 있는지, 이를 통해 얼마나 참신한 솔루션을 찾아내는가에 대한 관점이 창의성이자 혁신이라 이야기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AI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고 있는 사례에 대하여 이제는 빈번히 확인할 수 있다. 디자인 업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인간만의 전유물이라 여기던 창의적인 사고의 기능을 인공지능이 대신하여 기획을 하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들고, 솔루션까지 제안하는 상황이 되다보니, 인간이 인공지능과는 달리 경쟁력으로 삼을 수 있는 차별성, 특히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의적 작업물이란 과연 어떠한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인공지능에 대응하여 창의적인 인재가 가져야 할 경쟁력? 첫 번째는 ‘휴머니즘’이다. 휴머니즘이란 지극히 사람 냄새나는 ‘인간다움’, 그리고 그러한 요소들로부터의 감성을 말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휴먼 감성은 어떻게 갖출 수 있을까? 정답은 ‘경험’에 있다. 결국 빅데이터, AI와 같은 기술 모두 인간의 경험 데이터를 학습하여 만들어지는 결과물이다. 때문에 미래에는 더 많이 경험하고, 더 많은 스토리와 에피소드를 가진 사람이 창의적 인재이며, 데이터 부자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식 콘텐츠 기반의 시대에 일상 속 순간들의 경험과 선택들이 풍부해질수록 더욱 다채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창의성이 발현되고, 개개인의 고유성이 더욱 짙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아이러니하게도 창의성을 강조하는 시대이지만, AI 인공지능에 대한 의존성이 점점 높아지면서 진정한 창의성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되려 모호해지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개인의 개성이며 창의력의 산물인지에 대한 당위성이 필요하다. 가령, 지적재산권과 저작권 문제와 같은 것들에 대한 분명한 기준이 정립되어야 한다.
뛰어난 소통 능력
다양성 갖춘 네트워크 활동 유의미
융합적 사고력 키워 틈새시장 공략
내외적 동기 활용 고유함 구축해야
두 번째 창의적인 인재의 경쟁력은 ‘네트워킹’이다. 창의성을 기반으로 한 뇌과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창의성과 지능은 엄연히 다른 분야라고 말한다. 우리의 뇌는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고, 뇌의 기능을 스스로 연마하여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뇌과학으로 바라본 창의적인 사람이란 스스로 마인드컨트롤이 잘 되는 사람이다. 컨트롤이 잘 된다는 것은 원하는 방향으로 자신을 잘 가꾸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며, 그 말은 두 가지 이상의 일을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집중하여 해결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의미이다.
쉽게 말해, 멀티플레이가 잘 되는 사람이 이 시대의 창의적인 인재상에 부합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은 여러 사람들과 다채로운 교류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며 그 과정에서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네트워킹과 공유문화가 잘 이루어질 수 있다. 우리는 이를 ‘융합’이라고 부르며, 융합은 곧 창의적 산물이자 혁신과도 연관된다. 이렇듯 혁신이란 완전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데이터베이스의 조화와 융합을 통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틈새 시각을 캐치하고 솔루션을 찾는 과정이다.
우리 디자이너, 예술가들이 AI 시대에 갖춰야할 창의성은 혼자만의 세계관을 형성하여 깊이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스마트한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눈과 귀와 입을 잘 취합하는 능력이다. 즉, 외적 동기를 통해 내적 동기를 탄탄하게 만들어 자신만의 고유함으로 변환시킬 수 있는 사람이 이 시대와 미래의 비전을 담아낼 수 있는 창의적인 인재라고 할 수 있겠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상생하면서도 인간만의 경험 데이터와 휴먼 감성으로 창의성을 가져야 하는 일, 일반인 뿐만 아니라 특히, 예술산업계의 비전을 바라보며 종사하는 이들에게는 필수불가결한 숙명이라 할 수 있겠다.
류지희<디자이너·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