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로 큰 성과 거뒀지만
한국시리즈 무대 한번 못 올라
“3년 전 보다 팀 더욱 탄탄해져
수비까지 든든…좋은 결과 기대”
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 돌풍의 주역인 ‘베테랑 포수’ 강민호(39)가 자신의 염원인 한국시리즈 무대에 밟을 수 있을까.
강민호는 올 시즌 136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3(403타수 122안타) 19홈런 77타점 출루율 0.365 장타율 0.496 OPS 0.861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리그 내 포수 가운데 타격 지표 대부분에서 상위권을 기록하고, 일부 지표에선 수위를 차지하는 등 쟁쟁한 후배들 사이에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불혹을 목전에 둔 베테랑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성적으로 팀을 정규 시즌 2위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유력한 골든 글러브 후보로 점쳐지기도 한다.
나이를 잊은 듯한 그의 활약에 삼성 박진만 감독은 “(강민호는)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 같다. 더 노련해진 동시에 기량도 다시 오르는 모양새”라며 “신체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느껴지지 않는다. 프로 생활을 20년 하면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확립하지 않고서야 저렇게까지 활약할 수가 없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민호는 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이다. 2004년 롯데에서 데뷔한 이래 KBO리그 통산 2천369경기에 출전하며 최다 출전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또한 홈런(338)과 타점(1천242)에선 포수 부문 최다 1위를 기록 중이다. 아직 현역에서 물러날 이유가 보이지 않는 그는 매경기 출전할 때마다 KBO리그의 역사를 새로 쓰는 셈이다.
강민호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국가대표로도 눈부신 성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그에겐 한 가지 숙원이 있다. 바로 우승. 데뷔 후 롯데와 삼성 두 구단에서 활약하는 동안 한 차례도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그는 아직 단 한 차례도 한국시리즈 무대조차 밟아보지 못했다. 이 탓에 그는 “한국시리즈 냄새라도 한 번 맡아보고 싶다”고 간절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통산 한국시리즈 17회 진출로 KBO리그 최다 진출 구단인 삼성의 기록과는 대비된다.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할 경우 그는 생애 첫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게된다.
강민호는 우선 플레이오프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플레이오프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우선 플레이오프를 이겨야 한다. 무조건 이겨서 다음 무대로 올라간다는 생각 뿐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삼성 입단 후 한 차례 한국시리즈 진출 기회를 잡을 뻔 했지만, 눈 앞에서 놓친 기억이 있다. 지난 2021시즌 삼성은 정규 시즌 동률을 이뤘던 kt와의 1위 결정전에서 패해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그리고 당시 두산에게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연거푸 패하며 가을 야구를 마감했다. 올 시즌 KS 진출에 성공한다면 강민호의 20년 프로인생 최초이자, 라이온즈파크에서의 첫 한국시리즈가 열리는 셈이다.
그는 “3년 전과 비교해 팀이 확실히 탄탄해졌다. 투수와 타자 가릴 것 없이 전력이 좋다. 여기에 수비가 탄탄하니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강민호가 자신의 염원이었던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데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