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하루 1500여개 브랜드 접해
그 중 기억하는 것 0.8% 인 12개 불과
기업에서 론칭한 제품 탁월하더라도
구매자 니즈·욕구 못 채우면 무용지물
제공된 쿠폰이 몇 명에게 노출되고
실제 다운 받고 사용한 건 몇 명인지
소비자 행동의 데이터 분석 필요
마케팅 보완·서비스 개발에 활용을
소비자가 경험하는 브랜드와 상표는 다양하다. ‘브랜드 차별화 전략(최승호 저)’에 의하면, 하루 평균 약 1,500개의 브랜드, 상표, 제품을 마주한다. 그중에서 상기하는 것은 5%에 해당하는 76개이며, 기억하는 것은 0.8%인 12개에 불과하다. 소비자 입장에서 경험한 제품에 대한 상기율이나 기억률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이렇듯 기업이 신제품을 론칭 시 잠재고객이 자사제품에 대하여 기억해 줄 확률도 높지 않을 것이다.
즉, 기업의 상품개발자와 마케터는 상품기획, 마케팅방안 수립에 있어 감(感)에 의존하기 보다 숫자, 데이터를 활용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업은 [제품 관점]보다 [마케팅 관점]에 눈을 떠야 한다. 마케팅 중에서도 [소비자행동]을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소비자 행동을 반영한 브랜딩, 디자인, 광고홍보, 유통채널의 전개가 필요하다. 소비자 행동 및 라이프스타일의 사례 2가지를 소개해 본다.
◇소비자 행동 사례(1)
우리는 삼성 갤럭시폰의 알람 소리에 아침잠을 깬다. 눈을 비비면서 핸드폰의 SNS 채널(유튜브·블로그·인스타그램·페이스북)을 넘겨본다. LG TV를 잠시 켜고 멍하니 있다가 일어난다. 화장실로 이동하여 죽염 치약으로 이를 닦고 질레트 면도기로 면도를 한다. 샴푸로 머리를 감고 도브 비누로 세수하면서 친환경 바디워시로 샤워를 한다. 샤넬화장품의 스킨, 로션과 올리브영의 선크림을 바른다. 이후 지펠 냉장고에서 미닛메이드 포도 주스를 마시고, 쿠팡 로켓배송으로 배달 온 채소와 과일로 샐러드 식사를 한다. 식사 후 신세계몰에서 구입한 스타벅스 커피 원두로 커피를 만들어 마시고 출근 준비를 한다.
출근 패션 코디를 위해 빈폴 세미 정장에 폴로 티셔츠를 입고 탠디 구두를 신는다. 점심시간에 동인동찜갈비골목의 실비갈비찜에서 지인과 식사를 하고, 핸즈커피에 들러 테이크아웃한다. 퇴근 후 회사 동료들과 캘리 타운에 들러 캘리 맥주를 마신 후 집으로 온다. 잠들기 전에 삼성 캘럭시폰을 이용하여 배너 광고가 떠있는 네이버 화면에서 오늘의 핵심 검색어를 살펴본다. 밤 11시가 가까워오자 텔레비젼의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제품 광고를 멍하니 바라본다.
◇ 소비자 행동 사례(2)
소비자 행동(집현재, 이학식 외)에 의하면, 신한카드 데이터를 활용한 소비생활 패턴을 쉽게 소개하고 있다. 그림 1을 살펴보면 A 씨는 여의도에 거주하고, 직장은 을지로이며, 일요일에는 이마트를 가고, 학교연령의 자녀가 있는 사람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알고리즘은 고객 정보(성별·연령대·카드 사용 패턴·위치 등), 결제 정보(구매품목·금액·빈도 등), 가맹점 정보(위치·지역특성·상권특성·가맹점특성 등)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신한카드는 이러한 데이터에 근거하여 소비자 행동을 다양한 각도로 분석한다. 데이터 분석 내용을 바탕으로 마케팅 반응률 및 구매전환율 증대로 활용하게 된다.
예컨대, 제공된 쿠폰이 몇 명의 소비자에게 노출되고, 몇 명이 쿠폰을 다운로드했으며, 실제로 사용한 소비자는 몇 명인지 등의 데이터를 확인하게 된다. 마케팅을 전개하기 위해서 소비자 행동 변화를 살펴보는 것은 꽤나 중요하다. 나아가 마케팅 실행 후 반응 정도를 파악함으로써 제공된 마케팅의 보완을 위한 기초자료가 되며,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 소비자의 구매의사결정 시 고민하는 5가지
기업의 신제품 출시에 있어 유통채널 개척 및 마케팅 방향 수립은 중요하다. 마케팅 실행방안을 마련함에 있어 [소비자 행동]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어떻게 확보하고,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마케팅 전개 방법은 달라질 수 있다. 즉 소비자의 구매행동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있어 마케터가 명심해야 할 요소는 크게 다섯 가지이다. (1) 무엇을 구매할 것인가? (2) 얼마만큼 구매할 것인가? (3) 어디서 구매할 것인가? (4) 언제 구매할 것인가? (5) 어떻게 구매할 것인가? 등이다.
특히 첫 번째 질문인 [무엇을 구매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소비자는 구매 대상을 선택함에 있어 제품군과 상표대안을 고민하게 된다. 예를 들어,‘소비자는 전자제품에 있어 세탁기와 스타일러 중 무엇을 구매할 것인가?’, ‘세탁기를 구매에 있어 삼성, LG 중 어느 상표(brand)를 구매할 것인가?’, ‘삼성세탁기 중 어느 모델을 구매할 것인가?’와 같이 제품군, 상표, 모델의 의사결정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처럼 소비자는 늘 구매와 관련하여 의사결정 상황에 직면한다. 저관여제품을 구매함에 있어서는 소비자의 선택이 쉬울 수 있다. 반대로 고관여제품의 경우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소비자가 고관여제품을 구매함에 있어 마케터는 소비자에게 구매 의사결정을 쉽게 하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마케터는 (1) 브랜드 마케팅 (2) 디자인 마케팅 (3) 광고홍보 마케팅 (4) 콘텐츠 마케팅 (5) 유통채널 마케팅에 대하여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기업에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마케팅 머티리얼이 소비자의 수용성에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느냐가 중요하다. 마케터는 소비자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하여 그림 2에서 제시한 소비자의 구매의사결정과 관련된 [문제 인식]과 [정보 탐색]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 소비자의 구매는 문제 인식 단계부터
소비자는 늘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를 희망한다. 그렇기에 니즈(needs)와 욕구(wants)가 일어난다. 소비자가 현재상황과 이상상황에 있어 차이(gap)를 얼마나 크게 느낄 것인가가 핵심이다. 그 차이가 클수록 소비자의 구매 욕구 및 동기부여가 높아진다. 소비자가 자신의 현재상황에 빗대어 이상상황에 대한 갈망을 가짐으로써 소비자의 [문제 인식]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세탁기를 갖고 싶은 욕구가 발생하더라도 욕구가 생각보다 크지 않거나, 비록 욕구가 크더라도 패션의류, 화장품 등에 대한 욕구보다 중요성이 낮다면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 물론 구매 의사결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더라도 예산(금전) 문제와 사회규범(비금전) 문제라는 제약요인이 존재한다.
◇ 소비자의 문제 인식 후, 정보 탐색으로
소비자가 구매와 관련된 문제 인식 후, 그 문제의 크기와 중요성이 현실적 제약요인을 극복할 만큼 충분히 크다면 구매를 위한 [정보 탐색]으로 나아간다. 그 과정에서 소비자는 구매에 필요한 정보를 기억으로부터 회상하게 되며 이를 내적 탐색(internal search)이라 한다. 내적 탐색에 의하여 의사결정을 할 수 있으면 곧바로 구매로 이어진다.
그러나 소비자는 내적 탐색만으로 구매에 필요한 충분한 정보를 기억 속에 보유하고 있지 않거나 보유하고 있더라도 회상해 내는 데 한계가 있다. 이 상황이 되면 소비자는 구매 의사결정을 위하여 더 많은 정보를 찾기 위하여 외적 탐색(external search)을 하게 된다. 이러한 외적 탐색은 개인 및 구매 상황에 따라 상당히 다르다. 소비자가 새로운 정보를 찾고자 하는 자발적인 동기부여가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요컨대, 기업의 마케터는 소비자의 행동 변화를 인식하는 것에서 마케팅이 출발함을 알아야 한다. 기업에서 론칭한 제품이 아무리 탁월하더라도 소비자에게 그 제품에 대한 구매 니즈와 욕구를 전달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즉 소비자가 제품의 구매를 위한 [문제 인식] 단계를 거쳐 [정보 탐색] 단계에 있어 자사 제품과 마주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마케터는 마케팅 전략 및 실행방안 수립에 있어 자사 제품이 잠재고객에게 ’고려상표군‘으로 인식되도록 해야 하며, 적어도 ‘상기상표군’까지 포함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브랜드·디자인·광고홍보·콘텐츠·유통채널에 있어 자사 제품만의 차별성(경쟁우위요소)을 콘텐츠로 만들어가야 함을 명심하자.
곽대훈 (동아애드(주)대표, 경영학박사, 계명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