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액션
낯선 곳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액션
  • 승인 2013.01.2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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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베를린

하정우 등 배우들 혼신의 연기 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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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한석규·류승범·전지현 등 최고 스타들의 조합으로 일찍부터 화제를 모은 영화 ‘베를린’.

게다가 충무로에서 뛰어난 액션 연출, 분명한 자기만의 색깔로 이름 높은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사실은 영화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

21일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공개된 ‘베를린’은 역시 화려한 액션이 돋보였다. 독일 베를린을 배경으로 한 서늘하면서도 쓸쓸한 풍광은 기존의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이질적인 매력으로 다가온다.

북한에서 영웅 칭호를 받는 최고의 첩보원 표종성(하정우 분)은 베를린에서 통역관인 아내 ‘련정희’(전지현)와 함께 살며 첩보 활동을 한다. 무기 거래를 위해 중동 브로커를 만난 자리에서 거의 이뤄지는 듯 하던 거래는 이스라엘 첩보 조직과 남한 국정원 정진수(한석규) 일행에게 동시에 발각돼 성사되지 못한다.

현장을 덮친 정진수는 표종성과의 격투에서 밀려 그를 놓친다.

베를린 주재 북한 대사인 리학수(이경영)는 표종성에게 북에서 감시 요원이자 핵심 권력자의 아들인 동명수(류승범)가 오고 있으니 조심하라고 당부한다.

동명수는 베를린에 오자마자 정진수에게 북한 측 동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던 식당 웨이트리스를 심문해 정보 누설자가 대사의 통역관인 련정희라는 증언을 받아온다. 이 얘기를 들은 표종성은 아내를 의심하며 미행한다. 하지만, 곧 동명수의 움직임에 모종의 계략이 있음을 눈치 채고 자신과 아내를 지키기 위해 분투한다.

영화는 첫 장면부터 격렬한 격투와 총격 장면으로 시선을 붙든다.

특히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하정우의 액션은 이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다.

이전까지 ‘추격자’나 ‘황해’ 등에서 무술이라기보다는 되는 대로 구르고 싸우는 모습을 보여준 그는 이번 영화에서 빈틈없는 무술인이자 완벽한 첩보원으로 변신했다. 군더더기 없이 냉철한 타격으로 상대를 순식간에 제압하는 격투 장면은 눈을 시원하게 한다.

영화 중반 아파트에서 도망치는 시퀀스에서 여러 가닥의 뒤엉킨 줄을 타고 떨어지는 장면은 이전까지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던 참신한 연출과 함께 하정우의 몸을 던지는 연기가 빛난다.

하정우는 전작 ‘범죄와의 전쟁’이나 ‘황해’와는 또 다른 무게의 고독한 눈빛으로 영화를 안정감 있게 끌고 간다.

아울러 전지현과 류승범, 한석규도 각자의 매력으로 영화에 ‘아우라’를 더한다.

하지만, 영화는 ‘베를린’이라는 제목이 주는 기대감에 비해 남북한 첩보원들 사이의 얽힌 실타래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풀어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이야기의 전체 흐름이 TV 드라마 등에서 최근의 남북한 관계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과 비교해 큰 차이점이 눈에 띄지 않는다. 북한 첩보원을 가장 중심에 놓았다는 점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북한 내부의 권력관계에서 비롯된 갈등과 그로 인한 음모와 배신, 희생양을 이야기하는 구도는 이미 많이 봐왔던 것이다.

막판에 남북한 첩보원의 공감과 협력이 등장해 약간의 웃음을 주지만, 남북한을 대표하는 정진수와 표종성의 교감을 밀도 있게 그리기보다는 액션에 집중하면서 관객의 감정까지 자극하지는 못한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나 드라마보다는 시원한 액션을 기대하는 관객들을 만족시킬 만한 영화다.31일 개봉. 15세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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