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진 손 끝으로 혼을 불어 넣다
갈라진 손 끝으로 혼을 불어 넣다
  • 황인옥
  • 승인 2013.01.2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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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수성갤러리 ‘손이 아름다운 세상’展
도예가 13인, 전통도자~현대자기 작품 50여점 소개
남선모작미소
남선모 작 ‘미소’
존재에 대한 시선이 아름다움으로 점철된 사람들이 있다. 예술가들이 그들. 존재의 원초적 정체성을 복원하고 자연의 리듬을 회복하는 것을 궁극의 목표로 삼으며, 본성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는 세상과 고독한 투쟁을 하고 있는 성자 아닌 성자들이다. 그들의 궁극에 대한 회귀 본능을 부추기는 마르지 않는 열정의 시작점이 존재에 대한 아름다운 시선인 것이다.

예술가들의 아름다운 시선을 현실화하는 도구가 손이다.‘눈은 마음의 창’을 ‘손은 마음의 창’으로 치환해도 의미가 회통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일반인들에게 눈이 세상과 내면을 연결하는 창이라면, 예술가에게 손은 세상을 궁극으로 회귀시키는 통로인 셈.

대구 호텔수성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의 제목이 ‘손이 아름다운 세상(장인의 손)’展인 이유도 이런 맥락과 닿아있다.

이번 전시의 주제로 손을 특히 강조한 이유는 또 있다. 전시의 주인공들이 도예가들이기 때문이다. ‘손과 작품의 밀착도가 도예만큼 강한 장르가 있을까’를 주장하는 이점찬 대구 호텔수성갤러리 관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이 관장은 “최선을 다하는 장인들의 갈라진 손을 통해 이어지고 있는 한국 도예의 새로운 지평과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고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독창적인 작품세계로 전통도자에서 현대자기까지 다채로운 작업을 선보이는 도자기 작가 13인의 작품 50여점을 소개한다. 참여작가는 김대웅 김진욱 김태훈 남선모 민수정 송춘호 신현규 신영택 심재용 유태근 정수연 정현진 조동일 등이다.

작가 김대웅은 전통가마에서의 무유번조 기술을 바탕으로 폴란드의 젊은 작가 그룹과 연대한 워크샵을 개최하며 변화를 모색한다. 투박한 손맛과 자유로운 성형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진욱 작가는 흙의 물성으로 자연스럽게 생긴 갈라짐과 트임을 이용해 질박함과 원초적 생명력을 차도구류 및 생활자기에 극대화 시키며 흙 본연의 진실성을 탐구하고 있다. 최소한의 이음새 부분의 물레 작업을 제외하고는 전 과정을 손으로 빚어내 흙의 거친 질감과 균열을 표현하는 김태훈 작가는 투박하지만 견고한 손맛이 장점이다.

남선모 작가의 작업은 명상, 한국의 선 등의 작품으로 인간적인 따뜻함을 추구하고, 민수정 작가는 퓨전화 된 도자조형 작품들을 통해 현대 도자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다.

송춘호, 신현규 작가는 두드러진 해외활동으로 한국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른다. 송춘호는 활발한 국제교류전을 개최하고 있고, 세련된 실루엣의 현대적인 디자인의 백자 작품으로 국제레지던시 아트페스티벌에 참여한 신현규는 한국적이고 전통적인 색채의 서정적인 생활자기를 보여준다.

장작가마의 전통을 잇는 신영택 작가는 한국적이고 꾸밈없는 도자 작품을 선보이고, 유태근 작가는 전통도예와 현대도예를 접목시킨 다양한 실험적인 작품들을 전시한다.

이밖에도 정수연 작가는 우아한 곡선의 모던한 현대 백자 작품을, 심재용 작가는 선사시대 토기 제작법인 손 빚음법으로 투박하지만 정감 있는 다기와 세련된 백자철화 작품을, 조동일 작가는 소박하고 감성적인 도예에 조형성을 가미한 작품을, 정현진 작가는 옻으로 빛을 더한 은은한 광택과 색감의 생활자기를 선보인다. 내달 17일까지. (053)770-5577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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