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소리와 흘러가는 시간까지 잡아냈죠”
“자연의 소리와 흘러가는 시간까지 잡아냈죠”
  • 김지홍
  • 승인 2017.01.0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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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한병률
장노출 기법 활용해
구름의 흐름·물안개 등
서정적 바다 풍경 표현
한병률사진전-안산선감도
한병률 작 ‘안산 선감도’.
바다는 사진가들이 선호하는 대상이다. 사진가 한병률 역시 다르지 않다. 그는 바다를 피사체로 담는다. 바다와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다양한 풍경들을 사진으로 담는 것.

지난 30일까지 가온 갤러리에서 열렸던 그의 사진전에 걸린 바다는 좀 독특했다. 일몰과 일출, 구름 등의 자연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바다 색을 카메라에 최대한 담아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사진예술을 “소리의 미학”이라고 압축했다.

“파도치고 구름이 움직이고 해가 떠오르는 풍경에는 수많은 자연의 소리들이 어우러집니다. 바다에서 일어나는 자연의 변화 과정을 시각적으로는 물론이고 청각적으로도 담아내고 싶었어요. 온전한 바다를 담아내는 것이 제 과제죠.”

한병률 사진의 핵심은 장노출이다. 장노출은 셔터를 오랫동안 열어서 빛의 노출을 길게 해서 찍는 기법이다. 이 기법은 화질을 좋게 하고, 자연의 움직임을 오롯이 담아내는데 제격이다. 한병률은 이 기법으로 소리를 시각화한다.

“바다 풍경에 소리를 입히는데 장노출이 제격이죠. 일정 시간 동안의 움직임을 담아낼 때 실제로 들리지는 않지만 그 움직임 속에서 소리를 포착하게 되죠.”

30년 동안 사진을 찍어온 한병률은 조류사진으로 시작해 장노출의 매력에 눈을 뜨면서 바다풍경으로 변화했다. 지금까지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풍경을 담은 궤적 사진을 주로 찍으며 남성적인 강인함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는 보다 서정적인 사진들을 소개했다. 구름의 흐름, 물안개, 포말 등의 현상을 몽환적으로 표현하며 여성적인 서정성을 한껏 살린 것.

“사진에 몽환적이면서도 회화적인 느낌을 좀 더 주고 싶었어요. 좀 더 섬세하게 감성을 담는 것이죠. 다음 사진전에는 이 감성을 좀 더 가져가서 집중적으로 보여 주고 싶어요.”

취미로 시작해 30년 부력을 자랑하는 한병률. 어느새 제자와 동료들의 멘토 역할을 하는 위치가 됐다. 하지만 그는 사진은 끝이 없는 작업이라며 겸손해 했다. 그러면서 끝없는 탐구에 대한 갈망, 새로운 대한 실험정신 이야말로 사진을 계속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얼마나 했느냐가 중요하지 않아요. 사진은 끝이 없어요. 한 자리에서 찍어도 매일 다른 사진이 나올 만큼 사진은 끝없는 탐구를 요구하지요. 부력보다는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 또는 ‘얼마나 실험적인 작업을 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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