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리사이틀
4월 대구공연 앞두고 염증 재발 공연 취소
대구 다시 찾아 50년 갈고닦은 연주 선보여
바흐·베토벤·브람스 거장들의 소나타 선사
정경화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세계에 알려지기도 전인 1967년, 세계적인 음악콩쿨인 리벤트리트 국제 콩쿠르에서 핀커스 주커만과 공동 우승하며 국내는 물론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70년대 유럽과 미국 무대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활동하던 그녀의 날카롭고 거침없는 선율은 ‘현의 마녀’란 별칭을 얻게 했다.
바이올린의 여제, 현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니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는 정상의 자리에서 오랫동안 그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그러던 지난 2005년 갑작스러운 손가락 부상으로 바이올린을 손에서 놨다. 절망과 상실감 속에 5년이 흘렀고 회복 불가능해 보이던 부상에서 불굴의 의지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4월 대구공연을 앞두고 손가락 염증이 재발했고, 휴식을 통한 재활 후 데뷔 50주년을 기념해 카네기홀에서 다시금 부활했다. 대구콘서트하우스 공연을 앞두고 정경화는 “완벽을 추구하며 40년을 달려왔지만 예술은 완벽이 아니라 사랑”이었다며 “이제 나의 무대에는 완벽이 아닌 사랑이 흐른다”며 이번 무대가 사랑 가득한 연주가 될 것을 귀띰했다.
이날 무대에서는 위대한 작곡가 3명의 작품을 연주한다. 공교롭게도 B로 시작하는 바흐, 베토벤,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4곡이다. 위대한 작곡가와 세기의 바이올리니스트의 만남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는 조합이다.이날 첫 곡은 ‘바이올린의 바이블’로 불리는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 제1번과 샤콘느로 유명한 바이올린 파르티타 제2번이다. 피아노나 오르간 등의 도움 없이 오로지 바이올린의 울림 하나만으로 바흐의 심오한 음악 세계를 재현하기 위해 커다란 무대 위 홀로 선 바이올리니스트는 자신이 가진 연주 기교를 무대 위에서 고스란히 토해내야 한다.
이날 달콤하고 선율적인 느낌의 베토벤의 소나타 제5번 ‘봄’과 잔잔하고 로맨틱한 가을과 어울리는 작곡가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3번을 선보인다. 한명의 거장 바이올리니스트가 한 번의 무대에서 선보이는 ‘봄’과 ‘가을’, 가벼움과 무거움, 달콤함과 신선함과 같은 다양한 모습이 기대된다
이날 정경화와 함께할 피아니스트는 쇼팽 콩쿨 특별상 수상자인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이다. 예매는 티켓링크(ticketlinck.co.kr, 1588-7890)에서, 문의는 053-250-1400(ARS 1번). 3~5만원. 황인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