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만의 이미지 가꿔 소비자들에 ‘감성 노크’
업체만의 이미지 가꿔 소비자들에 ‘감성 노크’
  • 김지홍
  • 승인 2017.08.0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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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tist’ 권 오 형 대표
창업 2년만에 전국 200곳 브랜딩
브랜드 개발·네이밍·디자인 등
분야별 전문가 7명 모여 밤새 작업
업체 정체성 시각화…차별성 부각
매출 15% 투자 공익 사업 진행도
권오형
권오형 대표는 “브랜딩 작업을 박리다매식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제작해 회사 브랜드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티스트 제공

‘철학·기술을 브랜딩하라’ 최근 기업 마케팅에서 브랜딩은 기업을 나타내는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똑같은 상품을 팔더라도 상품에 어떤 이미지를 접목하느냐에 따라 매출이 들쑥날쑥 한다. 대기업에서부터 동네 작은 가게까지 브랜딩에 열을 올린다. 대구 북구에 있는 브랜딩업체 Brantist(브랜티스트)의 권오형(29) 대표가 주목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 연지 2년여만에 전국 200여곳의 업체를 브랜딩했다. 고객의 입소문을 비롯해 온라인 홈페이지(http://www.brantist.com/ko/)를 통한 접수가 하루에 수건씩 쏟아진다. 권 대표는 “브랜딩 작업을 박리다매식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제작하고 있다. 이같은 꼼꼼함과 신중함이 회사의 브랜드를 높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밤새 머리 맞대 브랜딩하는 전문 예술가

Brantist는 상품의 브랜드에 이미지를 부여하는 작업(Branding)과 예술가(Artist)를 합쳐 만든 상호명이다. 지난 2015년 봄에 문을 열었다. 회사가 가진 철학을 개념화해 네이빙부터 전체적인 회사 이미지를 브랜딩한다. 현재 업체에는 통합 브랜딩(Total Branding)과 브랜드 개발·네이밍(Brand development & Naming), 전략·디렉팅(Strategy), 사진(Photography), 디자인(Design), 영상(Film), 웹·앱 개발(Website·App), 공간 디자인(Place Design) 분야로 나눠 작업한다. 7명의 분야별 전문 예술가들이 밤새 머리를 맞대어 하나의 브랜딩을 만든다.

권 대표는 “모든 대상의 본질적인 가치를 담아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작업”이라며 “회사만의 고유한 느낌을 개념화한다고 보면 됩니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최근 리뉴얼 작업을 진행 중인 한식·고기 뷔페 전문점 ‘무한정’을 소개했다. 대구 달서구에 있는 무한정은 5천900원짜리 한식 정식과 1만2천900원짜리 고기 뷔페 메뉴로 구성돼있다.

Brantist는 제한 없이 먹을 수 있다는 뜻의 ‘무한정’ 상호명을 무한 정(情)이 넘치는 무한 구이 한식집으로 컨셉을 정했다.

로고와 메뉴판도 모두 웹툰 형식의 스토리를 입혀 새롭게 작업했다. 무한 리필에서 가장 딱딱하게 접근됐던 ‘식사 시간은 2시간으로 제한합니다’라는 안내 문구는 ‘정(情) 충전은 두 시간이면 완벽합니다’라는 정이 있는 글귀로 바꿨다. 직원들에게도 단체 유니폼을 입히고, 포장 용기와 종이 가방 등에도 무한정만의 소품으로 바꿨다.

식당 내·외부에는 밝은 이미지를 위해 조명을 교체하거나 추가로 설치했다. 무한정 사장이 고기를 손질하는 모습에 재미 요소를 넣어 대형 사진으로도 제작해 걸었다.

사장이 직접 필름 홍보물 작업에 참여하면서 일부 마진을 위해 품질을 떨어뜨린다는 기존 무한리필 업체의 단점을 보완했다.

두달여 걸린 작업 끝에 구운 고기와 한식의 조합을 어필하는 동시에 가성비 좋은 정이 가득한 맛집이 탄생됐다.

“소비자에게 특별한 식문화를 만들어주는 브랜드로 만들어보고자 노력했어요. 고객에게 고기를 선보이기까지 정(情)이 담긴 손질과 관리로 더욱 정이 느껴지도록 디자인 리뉴얼 작업을 시작했죠. 고객 주요 연령층을 파악하는 것부터 지리적인 요건 등까지 모두 간파해 가게의 철학을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작업이에요.”

이같은 브랜딩을 해주는 업체는 대구에 단 두 곳 뿐이다.

제작비는 규모가 큰 브랜딩업체보다 절반 이상 싸다. 같은 물건을 파는 가게인데 브랜딩의 차별화가 돋보이는 것은 Brantist의 전문 아티스트 덕분이다.

7명의 전문가들은 가장 기초적인 물음에서 시작한다. 이렇게 작업한 업체는 제철·성형·병원·재즈·카페·레스토랑 등 다양한 분야에 200곳이 넘는다.

“무형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정체성을 잡고 표현 수단을 가져와서 디자인과 프로그램 등 다양하게 접근하는 거죠. 각 분야의 전문 아티스트들로 구성하다보니 브랜딩 회사 중에서도 가장 메리트있는 부분이에요.”

◇행복을 꿈꾸는 주체적인 삶

권 대표는 경북 고령군에서 태어나 학창 시절까지 보냈다. 동네를 떠나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20대에는 거의 절반 이상을 외국에서 생활했다. 대학 초반에 우연히 가게 된 해외 봉사 활동이 계기가 됐다.

“촌 동네여서 오히려 밖에 다니는 게 좋았어요. 이미 그 때부터 어딘가 얽매이지 않고 나만의 삶을 내 스스로 꾸려보고 싶은 생각이 컸어요. 인도네시아에서 건물 지붕을 보수해주는 봉사 활동을 했는데, 그곳에 살던 아이들의 미소를 잊을 수 없어요. 한번도 보지 못한 미소였어요. 순수하고 행복 그 자체였죠. 저는 ‘이 친구들이 불쌍해서 도와주러 왔는데, 왜 저렇게 행복해할까’라는 아이러니를 갖게 됐어요.”

권 대표는 이 때 삶의 키워드를 ‘행복(happiness)’으로 정했다. 행복에 대한 고민과 연구를 위해 마음 맞는 친구 몇 명과 해피에이전시 사업을 펼쳤다. 행복을 원하는 친구들끼리 연결시켜주는 공익형 사업이었다.

사업의 초기 자본을 위해 호주에서 청소해주는 사업도 시작했다. 선진국만 20개국 넘게 돌아다녔다. 이유 없는 해외 일정은 없었다.

우연히 해외에서 사진 작가와 만나 카메라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카메라를 통해 삶을 기록하고 보여주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유명 포토그래퍼인 김정대 작가에게 메일을 보내 수업을 듣기도 했다. 외국 친구들과 함께 사진 관련 콜라보 작업도 진행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사진을 깊이 있게 배우면서 사진은 정말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대학 생활에서도 친구들에게 사진을 찍어주고 브랜딩을 해주면서 이 사업의 초기 발판으로 삼았어요. 하지만 사업을 시작할 때는 전문가들을 영입하는 걸로 결정했죠. 사진은 취미 중 하나였고, 제가 전문가는 아니였으니까요.”

권 대표는 요즘 자신만의 원칙을 자주 되새긴다. 그래서 매출의 15%는 ‘우리는 예술로 당신의 미래를 밝히겠다’라는 주제로 공익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업(業)의 본질을 잊지 말자고 다짐하고 있어요. 제 삶을 브랜딩하는 가죠. 저만의 행복을 꿋꿋하게 잡고 명확하게 표현하고 싶어요. 사업을 통해 누군가의 행복을 찾아주고 행복을 주고 싶어요.”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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