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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남북회담, 단기성과에 급급해선 안 돼

기사전송 2018-01-03, 21:2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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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참가의사를 밝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이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정부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평창올림픽 참가와 남북 당국자대화를 전격 제안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우리 정부가 하루만에 ‘남북 고위급 회담 제의’로 화답한 것이다. 조명균 통일부장관은 2일 긴급브리핑을 통해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회담이 열린다면 연락채널 복원과 이산가족 상봉 등 여러 가지 남북 현안들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북핵 탈출구가 꽉 막힌 상황에서 전제 조건 없이 남북관계가 개선된다면 극히 환영할 일이다.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 비핵화 논의의 기회로 이용될 수도 있다. 하지만 섣부른 기대는 삼가할 일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안보환경이 달라지지 않았고 북한이 또 다른 대접을 요구할 수 있다”고 했다. 남북회담에서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에 대한 한미동맹의 뼈대나 비핵화 대원칙에 반하는 제안을 반대급부로 요구할 경우 우리 정부가 어떤 자세를 취할지 주목된다. 조 장관이 브리핑에서 “서로의 관심사항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제기되는 여러 우려를 알고 있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한 것은 그런 점에서 적절해 보인다.

북핵문제에 따른 한반도 위기지수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고양된 지금 김정은의 적극적인 대화제의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남북대화든 북미대화든 대북 대화의 궁극적 목적은 비핵화다. 대화 초기 남북ㆍ북핵문제를 분리할 수 있을지 모르나 끝까지 따로 갈 수 없음은 분명하다. 특히 미국과 한국에 상반된 메시지를 던진 김정은의 노림수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냉철한 판단과 정교한 전략이 요구된다.

이낙연 총리는 “만만치 않은 남북 대화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맞는 말이다.‘평창 참가’ 대가로 내 밀 청구서가 관심사다. 회담 과정에서 제재 완화 등 추가 요구를 할 것도 예상된다. 한-미간의 긴밀한 공조아래 판단할 일로서 우리 정부가 섣불리 선택할 일은 아니다.

북한 대표단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그것이 곧바로 한반도 평화와 직결되는 건 아니다. 올림픽 때문에 대북 제재 해제나 한미 군사훈련 폐지, 대북지원 재개에 합의하면 북핵 문제 해결을 꼬이게 하면서 한미공조에 균열만 초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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