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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정부는 북한에 의연한 태도 보여야

기사전송 2018-04-04, 21: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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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한국을 완전히 희롱하고 있다. 지난 2일 북한의 김영철이 “남측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는 사람이 저입니다”라고 비아냥거리며 한국을 조롱했다. 그저께는 북한 노동신문이 “천안함 폭침은 남한의 조작극”이라고 주장하며 천안함 사건을 농락했다. 이어 노동신문은 우리의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을 ‘대결 광대극’이라고 비난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청와대나 통일부, 국방부는 항의 한 마디도 못하고 있어 국민이 답답하다.

국민이 모욕감을 느끼는 것은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천안함 사건을 농담조로 비아냥거린 사실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낙연 국무총리까지 참석했던 지난달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을 두고 “조선반도의 평화 흐름에 역행하는 용납 못할 대결행위”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마치 한국을 자신의 마음대로 ‘용납’하고 안 한다는 식으로 깔보는 언행이다. 갑질 중에서도 갑질이며 ‘국가 대 국가’로도 견딜 수 없는 참담하고 모욕적인 일이다.

국민이 더욱 참담해 하는 것은 북한의 그러한 태도에 항의나 유감 표시는 고사하고 대꾸 한 마디 옳게 못하는 정부의 저자세이다. 북한의 이런 갑질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특별히 말씀드릴 사안은 없다”고 했다. 심지어 국방부도 “공식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적절하지 않은 이유로 천안함 폭침에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이 주도했는지 특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지난 2월 국회에서 2010년 당시 천안함을 폭침한 북한의 잠수정은 정찰총국 소속이라고 증언했다. 그때 정찰총국장은 김영철이었다. 당시 정부가 천안함 폭침의 배후로 김영철을 지목한 것도 그것을 입증할 증거가 차고 넘칠 정도로 광범위하게 수집됐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 어떤 기관이 공격을 주도했다는 점이 특정되지 않았다”며 공식 언급을 피했다. 그게 오히려 부적절하다.

정부가 이번 달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분위기 조성을 위해 북한에게 유화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부가 이런 태도로 일관한다면 어느 군인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는가. 그리고 정부가 지나치게 북한의 눈치를 보면서 끌려 다녀서는 오히려 의도하는 정상회담의 목표를 달성하는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부는 단호한 원칙 아래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의연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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