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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달구벌아침

엄마 뒤에는 비선 실세가 있다

기사전송 2016-12-29, 18: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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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정 우리아이 1등 공부법 저자
교육의 본래 목적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려는데 있다. 더 많은 것을 깨닫고 더 깊게 사고하는 인간을 만들려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다. 하지만 한국 교육은 시험 점수를 얻기 위한 교육, 대학 입시를 위한 교육으로 전락해버린 지 오래다. 이런 한심한 한국의 교육을 보며 ‘제 3의 물결’을 쓴 세계적인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이런 말을 했다.

“한국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것은 교육이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학생들은 자신들이 살아갈 미래에는 필요하지도 않을 지식을 배우고,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준비하기 위해 하루 15시간 이상을 학교와 학원에서 허비하고 있다.”

물론 우리가 살았던 시대에는 ‘하루 15시간 이상을 학교와 학원에서 보내는’ 교육으로 사회 지도층을 만들었다. 더 높은 점수를 받고 더 좋은 대학을 가면 사회에서 더 높은 위치를 차지한 것도 사실이다. 김기춘, 우병우도 그런 교육 속에서 태어난 사람들이다.

하지만 시대는 변하고 있다. 지난해 영국 옥스퍼드대학은 직업 702가지를 분석, 10년 후 이 중 47%가 없어진다고 발표했다. 그 자리는 인공지능을 지닌 로봇이 대신할 것이다. 현재 직업의 절반 이상을 인공지능에게 빼앗긴다는 얘기다. 우리 아이들은 로봇과 경쟁해야하는 시대를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교과서를 줄줄 외우는 것으로 로봇과 겨룰 수 있을까? 기가바이트나 테라바이트 용량의 메모리를 장착한 인공지능 로봇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그들은 가지고 있지 않은 창의성, 인간성을 장착해야 한다. 그러므로 교육은 ‘창의적인 시각을 가진 아이, 자신만의 가치관을 가진 아이’를 키우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한다. 이것이 미래의 사회인에게 꼭 필요한 능력이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이 학습지를 달달 외우고 EBS 문제집을 끝없이 푸는 교육으로는 절대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 이는 이미 자명한 사실인데도 아이들은 이 어리석은 일을 계속 해야 한다. 엄마 뒤에 숨은 사교육이라는 비선실세 때문이다. 비선실세는 엄마에게 속삭인다.

“지금 공부 안하고 놀면 뒤처지는 아이가 됩니다. 경쟁에서 낙오되는 아이로 키우실 건가요?”

학생부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시비율은 매년 높아지고, 학생부는 학교 안에서의 평가만을 기록하므로 입시에서 학원이 할 수 있는 일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도 비선실세는 엄마가 진실을 알지 못하도록 엄마의 눈을 가린다.

“어머니, 아직도 선행을 안 시키시면 어쩌려고 그러세요? 이 정도는 8학군 아이들은 다 끝낸 내용이라고요!”

그럼 엄마는 불안에 떨며 아이에게 말하는 것이다.

“다른 건 필요 없어. 열심히 공부만 해!”

아이의 재능과 적성, 아이의 성장속도에 대한 고려 따위는 집어던지고 아이를 더 몰아쳐서 초등학교 때부터 수능을 준비하는 아이로 키워내려는 엄마와 사교육의 콜라보 속에서 아이들은 행복을 잃어가고(한국 학생의 행복지수는 OECD회원국 중에 최저다), 활기를 빼앗기며, 심지어 자살을 선택하기도 한다.

박근혜 정부 뒤에 숨은 비선실세는 수년간 자신들의 배를 불려가며 온갖 비리를 저질렀다. 그들은 자신들의 비리가 영원하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청문회장으로 끌려나왔다.

우리는 “좋은 대학가는 데는 수능 올인 밖에 방법이 없다”라거나 “애 진로 플랜은 엄마가 짜야한다” 또는 “선행을 안 하면 무조건 뒤쳐진다”라고 거짓을 말하는 엄마 뒤의 비선실세 역시 청문회장으로 끌어내야 한다.

공교육을 망치는 주범이 바로 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엄마 뒤에 숨어서 온갖 비리를 저지른다. 엄마의 돈을 갈취하고 엄마와 아이가 싸우게 만든다. 아이를 돌이킬 수 없이 망가트리기도 한다.

대통령 뒤에 숨은 비선실세를 밝혀내려는 노력처럼 우리는 사교육계의 비리 역시 바로잡아야 한다. 공교육이 정상화 되도록 교육체계를 정비해야 하고, 아이들을 성적으로 줄 세우는 시험을 줄이며, ‘배움’ 그 자체가 즐거움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더 이상 비선실세가 교육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그러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이번에는 반드시 비선실세를 끊어내겠다는 ‘엄마의 굳은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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