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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달구벌아침

허망 2

기사전송 2017-04-04, 22: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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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사회부장
정치 이야기부터 시작해보자. 외국의 정세에 관심 기울일 만큼 여유있게 살지 못하기에 다른 나라가 어떤지는 잘 모른다. 그런데 대통령제하다가 내각제하다가 체육관 선거로 대통령 뽑다가 직선 대통령제하다가 다시 내각제냐, 이원집정부제냐, 4년 중임 대통령제냐 놓고 이렇게 자주 왔다 갔다하는 나라가 또 있을까. 해방이후 제헌헌법이 만들어진지 70년이 됐다. 비록 남의 손에 의해 주어진 광복이고 민주주의지만 70년 쯤 됐으면 뭔가 하나 확실한 정부 시스템이 섰으면 좋겠는데 아쉽다. 특히나 각 정당들이 5월 선거를 앞두고 두달도 남지 않은 지금 헌법을 만들고 통과시키겠다며 언론플레이를 했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속으로 국회의원들이 한심해 보이지 않았을까. 그동안 뭐했길래 이제와서 ‘내각제가 좋다’느니 ‘이원집정부제가 좋다’하며 국민들에게 선택을 강요하는가. 최순실이 구속되고 대통령이 탄핵되도 국민들의 표정은 변화가 없다. 정상적인 일상이 유지되길 바라고 조금이나마 살림살이가 나아지기를 원할 뿐이다. 이런 국민들을 위해 국민의 대표인 의원들과 공무원들은 미래를 준비해야한다. 사건이 터지고 나서 또는 코앞에 닥쳐서야 이게 어떠냐 저게 어떠냐며 내밀 것이 아니라 가장 최선의 대안을 미리 준비할 줄 알아야 한다. 대통령제가 우리에게 맞는지 내각제가 맞는지, 지방분권은 하는지 안하는지 아직도 논란만 하는 모습이 허망하다.

공자, 석가, 예수가 태어난지 2천년 이상이 지났다. 137억년 전에 우주가 생겼다고 하니 2천년은 찰나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평균 잡아 70평생, 길면 100년을 사는 인간에게는 자신이 사는 생이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이기를 기대하게 마련이다.

대구시가 속칭 자갈마당을 폐쇄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여성인권 차원에서 또 도시 개발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인류 역사상 사라지지 않는 직업, 어쩌면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구를 담당하는 분야가 쉽게 없어질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일본은 장애인 등 어떤 이유때문에 성 욕구를 해소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찾아가 욕구를 해소해주는 사업이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고 이를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고 있다. 인권의 차원에서 또 성범죄 예방을 위해서다. 네델란드 등 일부 나라들은 공창을 합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매겨야 한다는 원칙이 있고 이들 지역이 무법지대로 방치돼 범죄의 온상이 되는 것을 막기위해서다.

2002년 네덜란드가 세계최초로 안락사를 합법화했다. 현재 벨기에와 룩셈부르크, 스위스, 콜롬비아, 캐나다 등 세계 6개 나라와 미국 5개 주가 안락사를 허용한다. 안락사는 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불치 또는 말기 환자의 고통을 제거하거나 덜기 위해 인위적인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을 말한다.

존엄사란 환자가 회복이 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처했을 때,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자연적인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소극적 의미의 안락사 법안이 통과됐다. 내년부터는 불치병 환자들이 산소호흡기를 떼는 등 치료를 중단할 권리만 인정되고 적극적인 안락사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

안락사는 정맥주사를 통해 수면제를 투여하고 이후 심장을 멈추는 염화칼륨을 투여한다. 둘다 몇백원이면 살 수 있는 값싼 화공약품이다.

소중한 생명을 싸구려 약물로 죽게 만든다는 것은 분명 소름끼치는 행동이고, 가난한 사람 등 약자들이 강요된 죽음을 선택할 지 모른다. 벨기에에선 전체 사망자의 2%가 안락사란 통계가 있을 정도로 안락사로 둔갑한 자살이 늘 수도 있다.

최근 암 말기로 고통받는 친척을 병문안하고 왔다. 생의 끝에 와서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이 현실이 최선일까 생각해보게된다. 집창촌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왜 아직까지 정치체제에서부터 이런 문제까지 소모적 논쟁만 계속하고 있는지 안타까워서 하는 얘기다. 나와 너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은 이미 수천년 전부터 알았다. 그런데 지금까지 너의 생각이 틀렸다는 말만 하고 있다.

이제는 가장 민망한 문제, 어두운 문제를 해결하자. 강제로 폐쇄하느라 공권력을 투입하고 말싸움만 되풀이 하지 말고 21세기에 맞는 대안을 마련하자. 수년전 자갈마당을 발전시킨다는 방안이 행정기관에 의해 나왔다가 엄청난 반발로 없던 일이 된 적이 있다. 해답은 법에 있는것 같다. 대구시가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고 싶어도 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한발짝도 나갈 수 없다.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만나는 시민들은 하루 하루 살아가기에 힘겨운 표정이다. 다음 선거에 어떤 투표를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2천년 전보다 좀 더 진보된 생각을 하는 후보가 있으면 찍어주고 싶은데 그럴 사람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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