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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달구벌아침

명절 증후군

기사전송 2017-10-23, 21:3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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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미 (대구여성의전화 대표)



명절 증후군은 원래 여성들이 명절동안 감당 하는 힘든 노동과 가족 간의 갈등 등으로 인해 여러 가지 정신신체증상들을 겪으면서 생겨난 용어이다.

명절 증후군이란 명절 기간에 받는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증상을 일컫는다. 두통과 소화불량, 피로감 등의 육체적 증상과 우울감, 무기력증, 불안감 등 정신적 증상을 겪는다(출처: 다음백과사전).

명절 때 평소보다 더 두드러지는 스트레스가 대부분 며느리에게서 나타나는 이유는 음식준비 자체가 힘겨울 뿐만 아니라, 남녀차별, 고부갈등, 익숙하지 않은 친척들과의 갈등 등을 갑자기 접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기혼남성들도 절반 이상이 명절증후군을 앓는다고 한다.

남성들도 귀향길 장시간 운전과 경제적 부담, 아내 눈치 보기 등으로 명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최근 한 매체는 기혼여성의 81%, 남성의 74%가 명절 스트레스를 겪는다고 답했고 보도했다. 기혼여성의 경우 명절음식 준비뿐만 아니라 “왜 애를 더 낳지 않느냐?” 등과 같은 사생활의 간섭이나 잔소리가 큰 스트레스 요인이 된다.

그로인하여 명절 이후 이혼율이 급증하는 현상이 보고되기도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지난 27일 법원행정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설날과 추석 전후 10일 동안 하루 평균 577건의 이혼신청 접수가 이뤄졌다.

이는지난해 1년 동안 하루 평균 이혼신청 건수는 298건으로, 평상시보다 명절 기간에 1.9배나 많은 이혼신청이 접수된 것이라고 한다.

또한 취준생처럼 현재 위치가 불안정하거나 만혼기에 있는 미혼자들의 경우에도 취업이나 결혼에 대한 친척들의 질문이 관심이 아닌 압박으로 느껴져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예 명절에는 친척들이 모이는 곳을 피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명절 증후군을 부르는 명절 스트레스의 원인을 급격한 사회변화로 인한 문화충돌로 보는 관점도 있다. 평소에는 각자가 핵가족 문화 속에서 살다가 명절 때만 되면 이전의 유교적인 대가족 문화로 들어가게 되어 제사나 가족관계에 대한 서로 다른 가치관이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가치관이 충돌했을 때 서로의 다름을 수용하는 성숙함이나 상호인정의 의사소통 능력을 기를 여력이 없이 변화해 온 문화적 환경에서 갈등이나 그로인한 스트레스과잉은 필연적인 결과일 것이다.

한편 이러한 사회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가족 안에서 평등을 추구하며 명절음식준비를 남편을 포함한 가족 모두가 함께 한다든지, 남편이 앞장서서 아예 명절 제사를 지내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집도 생겨나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명절제사음식 주문업체가 활황을 맞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인천공항의 해외여행객이 긴 연휴를 맞아 예년보다 증가했다고 공항을 꽉 매운 여행객들의 사진과 함께 보도되기도 했다.

문화와 관습은 그 사회의 생존배경에 따라 생겨나고 고착되어 온 것이다. 한 사회의 생존배경이 달라졌다면 그에 따라 문화와 관습도 변화해 가는 것이 마땅하다.

변화하지 않는 절대적인 관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한국사회는 전통적인 가부장제 사회와 집단중심의 사호에서 성평등한 사회와 개인의 인권 보장을 위한 사회로 탈바꿈하고 있다. 변화에 있어 갈등과 저항은 극복해 가야 하는 필연적인 과정이다.

명절 스트레스와 명절 증후군도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서 가족과 개인이 겪어 가야만 하는 과정으로 보고 싶다.

단순히 가족끼리 서로 배려하자는 구호만으로는 구조적 갈등을 해결할 수 없다.

보다 근본적인 변화의 해결책이 필요한 것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의 기준은 바로 성평등한 관점과 개인에 대한 존중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해결책은 각 가족이 그 가족이 처한 상황에 맞게 서로 조정하고 합의하며 이루어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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