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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대구논단

마을은 누가, 어떻게 만드나

기사전송 2017-09-04, 21: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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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대구여성행
복위원장 행정학박
마을계획단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7월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3시 30분 마을주민들이 모여 마을의제를 발굴, 마을총회를 열어 제안된 의제에 투표하는 과정을 가졌다. 주민참여예산제를 정착시키기 위한 효율적인 활용방안의 하나였다.

마을총회 후 최종 정리를 위해 각 팀별 주민대표와 해당지역 공무원이 함께하는 회의를 기획하였다. 월요일 2시 어떠세요? 수요일 합시다. 좋습니다. 공지할게요.

수요일 몇 시에 모임이 이루어졌을까? 담당자는 늘 해오던 시간을 기억하였다. 회의는 월요일 2시가 아니라 3시 30분에 이루어졌다.

고정관념이라고 해야할까? 요일만 바뀐 것으로 기억한 것이다. 늘 해오던 시간은 그대로인 채로. 고정관념이란 마음 속에 굳어있어 변하지 않는 생각이다. 그러다보니 의사소통에 있어서도 서로가 듣고 싶은 것을 듣는다. 고정관념을 없애는 방법은 알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갖는 일이다.

두 군데의 마을계획단 활동에 참여하면서 마을정치 행태의 다름에 놀랐다. 그 또한 나의 고정관념이 작동한 결과다. 마을은 복잡하고 다양한 마을자치가 실현되는 장이었기에 같은 모습이 아니었다. 사람도, 과정도 달랐다. 마을활동에의 참여는 마을에 대한 딱딱한 고정관념을 몰랑몰랑하게 만들었다.

마을에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를 찾고 이를 의제화해서 제한된 예산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찾아내는 활동에서 두 마을은 다른 행태를 보였다.

A마을은 문제를 찾는 일에서부터 활동이 시작되었다. 그 과정에서 팀별로 비슷한 목소리로 토론이 진행되고 총회를 전후해 각 의제에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으로 참여자의 의견을 모으고, 주어진 예산은 각 팀별로 개발된 의제를 해결하는데 골고루 사용하기로 하였다. 주민들이 만든 의제 중 해당 구청에서 여러 이유로 실행하기 어렵다고 통보해온 의제는 주민센터 담당공무원이 해결방안을 찾아보자고 했다.

B마을은 특정 관변단체가 해오던 사업의 연장선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이 있었다. 마을계획단 활동이 시작되면서 특정 단체 소속 활동가를 중심으로 한 팀이 꾸려지고 다른 두 개의 팀이 만들어졌다. 참여열기는 7월 당시의 날씨만큼 뜨거웠으며 한 팀이 목소리를 높임으로써 자연스레 팀별 단합도 잘 되었다. 마을의 전반적인 문제에 대한 관심보다는 팀의 의제 홍보에 애정을 보였다. 총회 시 음식준비며 행사 마무리가 놀랄 만큼 일사분란하게 이루어졌다. 총회 진행자에게 ‘동네에서는 동네법을 따르라’는 충고도 있었다. 의제 순위는 당일 참석자의 투표로 이루어졌다. 연초에 논의되었던 사업은 예상대로 가장 많은 표를 받았으며, 설전 끝에 예산은 1위만 아니라 다른 두 사업에도 조금씩 배정되었다. 해당 구청에서 특정 의제에 대해 불가하다는 의견은 수용되었다.

짧은 기간 이루어진 마을계획단 사업은 마을공동체지원사업의 작은 역사로 남을 것이다. 함께 참여하면서 느낀 점은 마을공동체에 대한 주민의 관심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마을만들기는 어떻게 진행되어야할까?

먼저 마을만들기, 마을공동체 활동은 없는 마을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마을에서 보다 나은 마을을 만드는 일이다. 그러므로 마을자원을 섬세하게 조사하는 일이 기본활동이 되어야 한다. 마을이 가진 인적, 물적, 역사, 생태 자원은 마을의 가장 큰 자산이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개인 자원으로서 지식 및 활동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고 물적 지원의 문을 활짝 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일단 마을 자원지도를 만들어보자.

둘째, 마을의 주민조직은 활동경험을 최대한 발휘, 주민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 친하니까 같이 하는 것이 아니라 왜 해야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요구된다. 어떤 점에서는 주민의 참여가 낮은 것은 내가, 우리가 너무 잘하고 있어서일까? 하는 의문도 필요하다.

셋째, 주민자치센터는 주민들의 다양한 마을활동에 편견없이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 뿐만아니라 구청과의 관계에 있어서 주민의 대변자 역할도 해야한다. 그런 점에서 주민자치센터의 주민대표성도 고려할 일이다.

지방자치를 민주주의 학교라고 할 때 훈련은 주민자치에서 시작해야 한다. 주민자치를 통한 지방자치의 실현은 마을공동체 활동에서 싹튼다. 그 활동은 단체자치가 발달한 우리나라에서는 행정과정에의 참여에서 시작된다. 그동안 행정적으로 동원되는 과정에서 성장한 관변단체의 활동은 자원봉사 차원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을 정도다. 하지만 주민자치와 마을공동체의 진정성은 정책결정의 주체로서 정치적 의의가 크다.

마을자원의 다양한 역동적인 활동이 맘껏 춤추는 과정을 수없이 거쳐 자치주민이 탄생하게 된다. 여기에 마을공동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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