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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대구논단

선전과 피알(PR)

기사전송 2017-11-08, 20: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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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문재인정부의 홍보가 선전인가 피알인가 의심이 될 때가 있다. 피알과 선전은 뭐가 다른가. 공공관계로 풀이되는 PR(public relation)은 일반적으로 정부와 국민과의 관계를 뜻한다. 정부행정의 기능이 커지고 질적으로 전문화된 현대국가에서는 국가정책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기 위한 공공관계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PR의 전달매체로 여러 수단이 있으나 TV가 최우선임은 누구나 안다. 선전(propaganda)은 주의나 주장, 사물의 존재, 효능 따위를 많은 사람이 이해하도록 설명하여 알리는 것으로 그 핵심은 상업성에 있다.

이렇게 보면 피알과 선전은 아주 다르다. 사회과학을 전공하는 농땡이 학생이 PR이 무엇인가라는 출제에 ‘피할 것은 피하고 알릴 것은 알리는 것’이란 개그적 답을 썼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정부 피알은 이렇게 돼서는 안 된다. 문재인정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대통령의 서민 친화적 노력이다. 그는 늘 웃음을 달고 다니며 누구와도 폰 사진을 찍고 악수한다. 그 모습이 천성적이고 진정성이 있다면 인간관계에서 배워야 할 덕목이다. “국민이 먼저다”라는 그의 신조에서 그가 말하는 국민이 누굴까 하는 생각을 해 본적도 있다.

정부부처의 행정활동은 잘 보이지 않고 청와대 중심의 행정만이 눈에 띈다. 청와대에서 무슨 발표 하나가 나오면 그 처리가 일사천리다. 과거에 없었던 몇 가지 사례를 보면서 PR과 선전을 다시금 곱씹어 본다. 사드문제로 얼어붙었던 중국과의 관계가 호전되고 있다는 기사가 있었다. 참 잘 됐다는 국민들이 많았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중국와의 해빙무드를 만드는데 대통령 부인의 역할이 있었다는 기사가 나왔다. 김 여사가 중국 작가인 치바이스 전시회를 방문해 진지하게 대화를 하고 시진핑 주석 부인과 친서를 교환하기도 했다면서 풀기 어려웠던 국제관계에 일조를 했다는 것이다. 외무부 장관의 노력에는 말이 없었다. 이것은 PR인가 선전인가.

고 신해철 가수 3주기에 대통령이 조화를 보냈다. 국민가수나 국민배우 등이 여럿인데 앞으로 이들에게도 꽃을 보낼까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해 본다. 대통령이 한 가수의 추도식에 꽃을 보낸 것은 PR일까 선전일까. 평창 동계올림픽 국내 봉송주자로 스케이터 이상아와 가수 겸 배우인 수지, 개그맨 유재석이 뽑혔다. 봉송을 누가 하든 어떻겠냐마는 봉송 주자 3명중 연예인 두 사람이 포함된 것이 아리송하다. 올림픽 행사인 만큼 체육과 관련 있는 인사가 2명이었다면 말하지 않겠다. 인기가 높은 가수 수지를 봉송 주자에 넣은 것은 10대와 20대를 겨냥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는 PR일까 선전일까. PR은 정부가 할 일이나 한 일을 그대로 알리는 기능이다. 대통령이나 정부가 국민들의 입맛에 맞는 것만을 골라 선전적인 행태를 보인다면 공공관계는 허물어지게 된다. 정직한 PR은 정부가 국민들을 품에 안을 수 있지만 얕은 선전은 국민들이 정부의 말을 무게 있게 보지 않게 한다.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꼼꼼히 따져 보지 않고 선전이나 광고만 믿고 물건을 샀다가는 후회한다. 당사자는 물건을 판 상대에게 욕을 하고 다시는 거래를 안 하게 된다. 선전관계에서 흔히 있는 일이지만 정부의 정책이나 대통령 주변의 일이 국민들에게 흡수되지 않고 이야기 거리가 된다면 나라의 꼴이 어찌 되겠나.

대통령 주위에는 전문적 참모가 포진해 있다. 청와대 참모는 대통령의 정책 또는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누군지는 모르나 국민친화적 일을 담당하고 있는 대통령주변 인물이 젊은 층과 특정 세태의 취향에 맞는 일에 접근, 몰두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국민과 가까이를 의도적으로 시도하는 정책이 대통령정부에 약이 되기보다 독이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적폐의 잣대로 어디든 지난 정부의 오류를 파헤치고 있지만 그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다 같다고는 볼 수 없다. 과거에 집착하고 미래에 소홀하다는 느낌도 받는다. 우리는 역대 정권이 바뀔 때마다 혁신·개혁·쇄신이란 말을 숱하게 들어 왔다. 이 정부도 마찬가지다. 이런 틈새에서 청와대나 정부가 PR 아닌 선전적인 일에 몰두한다면 신임정부가 되지 못할 것이다. 대통령정부는 PR의 참 의미를 한번 음미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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