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28일 수요일    단기 4350년 음력 5월5일(丙戌)
  • 여차에 가면 안개비가 내린다
    몽돌 바닷가 길을 벗은 발로 걷다보면 발가락 사이에서 바다냄새가 난다 짭쪼름하면서 시원한 바다냄새 사이로 시큼한 그리움이 고개를 든다 여차 언제 만난 적이 있었던가 낯설지 않음에 당혹스럽다 바..
    09-18 21:29
  • 어떤 자리
    노곤한 봄 날 오후 태양은 중천에서 잘게 부서져 내리고 또닥또닥 긴 그림자를 끌고 소리를 끌고 백발의 할아버지가 좁은 보도를 가로막아섰다 놓칠세라 지팡이 꽉 붙들고 주춤대다가 뒷걸음질 하다가 바..
    09-13 19:17
  • 맨밥은 기억처럼 달다
    그 날 이후 당신은 맨밥을 먹어 보셨나요 아무런 반찬도 없이 허기를 지워 보셨나요 당신은 아파트로 이살 가셨어요 왠지는 몰라요 당신도 사람들과 함께 모여 살고 싶었던가 봐요 사람들은 자꾸만 아파트..
    09-12 22:25
  • 그 여자 사랑법
    그 여자의 방에는 헷세의 문장들이 아무렇게나 뒹굴고 윤기나는 거울 속에서 단풍 빛 수채화가 흐른다 골 패인 주름사이로 스킨로션 채우면 에센서 영양크림 지친 듯 허물어지고 거무죽죽한 세월 가리지 못한..
    09-11 22:06
  • 외롭다는 것
    매달린 오동나무 열매 보면서 짐작부터 덜컹 겁이 난다 겨울바람에 씻은 듯 말 없다가 초여름 피워대던 보라 꽃 가슴 말리는 계절이 아니었던가 혼미한 살결을 시리도록 흔들고 외면하면서도 가슴에 품은 일..
    09-08 22:02
  • 꽃의 향기
    꽃들이여! 너의 죽음은 언제인가 너와 내가 하나가 될 수 없음을 알면서 나는 언제나 너의 아름다움을 본다 너는 알고 있으리라 피어날 때의 정열의 불꽃과 시들어져 가야하는 숙명적인 길을 내 의지에서..
    09-07 22:05
  • 아버지
    말 없어도 마음 통하고 눈짓 하나로 萬感 나눈다는 우주 속의 첫 인연 내게 세상을 선물하신 임 고운 심성 거두시고 父女의 緣 뒤로 남기신 채 선산 자락 잔디 궁전에 포근히 영면 하시었나요 못 잊어..
    09-06 22:00
  • 회룡포
    아침 햇살 속삭이는 가파른 숲길 솔향기 넘쳐나는 생명의 길 정감 어린 동행은 눈물보다 뜨거워라 언제 또다시 올지 심장의 디딜방아 소리태고의 낙동강으로 회귀하고 태극 회돌이에 머문 눈길 용암처럼 이글..
    09-05 21:53
  • 이슬
    풀잎에 앉은 불안한 방울의 떨림 사각射角의 태양 반사 풀잎에 맺혀 영롱한 진주로 빛나는 순간 아름다운 아픔의 절규가 되었다 이슬이 영롱하게 빛남은 고통을 이겨내며 쏟고 뿌린 눈물이며 불안한 이별의..
    09-04 22:03
  • 상기
    조계산 두 팔 벌려 끌어안은 자락 자락에 연 꽃잎처럼 펼쳐진 암자 기슭. 펑펑 솟는 새 암은 산란을 유혹하는 뱀처럼 꿈틀거리며 골짜기 따라 내려가고 핏줄은 거슬러 머리로 올라온다 너와 지붕 납짝 엎..
    09-01 21:44
  • 실연
    항상 그랬듯이 점심은 보리밥집 습관처럼 수육을 상추에 싸먹는데 오도독 뼈가 이에 부딪히고 고기를 뱉어낸다는 게 상추만 튀어나와버렸다 된장찌개가 나오고 국물 몇 국자 뜨다가 양파가 거슬려 빼내고는..
    08-31 21:35
  • 안구 건조증
    그 남자는 비가 오면 밖으로 튕겨져 나간다 그리고 비를 향해 얼굴을 그대로 내어준다 사람들은 그를 낭만적이라고들 한다 혹은 미친 게 분명하다고도 말한다 어느 누구도 그것을 확인하거나 궁금해 하지는..
    08-30 21:49
  • 도시의 새벽
    밤이 무너져 내린다 움츠린 어깨를 휘적휘적 끌고 다니는 사내들 앞으로 흐르는 검은 밤 줄기 소주에 희석된 첫 사랑의 여자처럼 쓸쓸한 안부를 묻는다 사람들은 제 각기 타인의 그림자 하나씩 끌고 다니며..
    08-29 21:53
  • 포도
    칠월 장마 꾸어서도 한다더니 넝쿨 따라 장맛비 흠뻑 내리던 날 가슴 헤친 바람 송알송알 부딪칠 때 바랜 결 따라 내민 얼굴 네 입술, 지그시 속내 그려 낸 그리움이다 통통 불어터진 간댕이 소름 돋..
    08-28 21:35
  • 理念이란 칼날앞에
    양귀비가 언제 내 연인이 였던 때가 있었던가 대원군이 언제 나에게 난을 쳐주며 나라 걱정하라 했던가 김 구 선생이 언제 나에게 총을 주며 왜놈 군인을 죽이라 했던가 회상은 언제나 회한으로 남고 푸르..
    08-25 22:14
  • 미물의 지혜
    앙상한 가지 위 씽씽 바람 스쳐 가는 나목 위 끝 부분 더러는 이웃나무와 벗하며 연립주택인 양 덩그러니 얹혀진 보금자리 솔 숲 속에 둥지 틀면 추위도 덜 하련만 늘 걱정하던 나 그들 선택의 놀라움..
    08-24 21:32
  • 촛불 강
    강의 뼈다귀가 들판을 가로누웠다 누가 흐르는 강을 뼈대로 만드는가 영상(零上)의 기후에도 빙판(氷板)으로 견고한 목뼈 굳은 자의 하얀 어둠겨울 무지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1급수 송사리들이..
    08-23 21:54
  • 그대 사랑
    사람들은 모른다 내 즐거움이 남의 괴로움이 된다는 그 사실 그대가 꺾은 한 송이 장미 그대만의 아름다움이 아니다 누군가의 슬픔을 인도하는 전주곡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선율이 아니다 가슴 치면 통곡하..
    08-22 21:56
  • 엇박자 계절
    뚜르르 귀뚜리 책갈피에서 울고 글자들 덩더꿍 눈에서 춤춘다 창가에 속삭이던 새들의 밀어 귓전에 날아와 점점 크게 울리고 우렁찬 자동차 경적소리 갈나무에 부딪혀 묘하게 흩어진다 엇박자의 난타도 때론..
    08-21 21:10
  • 별꽃
    그대의 가슴에도 꽃 한 송이 피었으면 좋겠다 그대의 가슴에도 나의 가슴처럼 문신보다 깊게 꽃 한 송이 새겨져 있으면 좋겠다 불을 끄거나 눈을 감아도 또렷하게 별처럼 떠올라서 밤새워 눈물 흘리다 떠..
    08-18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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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경주관광해변가요축제
2016포항해변전국가요제
<이명철 교수의 맛기행>
 월남쌈 전문점 '쌈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