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호동 소쩍새 길을 걷다가
햇빛을 만났다
안부를 물었다
대답은 않고 힘없이 웃는다
햇빛의 그림자가 생겼다
그림자를
토닥이다가
비껴 걷다가
멀어져 간다
그림자 때문에 목이 움츠러들고
어깨가 움츠러들고
가을, 내 삶도 거기에 움츠리고 있었다
▷▶한선미 1974년 경남 마산産으로 현재 창원에서 詩作활동중 낮은 시 동인. 한국시민문학협회 회원 현) 시민문학 연구위원.
<해설> 가을 햇볕이 힘을 잃은 것은 지난 여름이 격정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림자가 깊어지는 것은 해가 이미 기울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가을에 움츠리는 것은 마음은 이미 겨울에 가 있기 때문이리라. -김연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