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잎
가랑잎
  • 승인 2016.08.07 21:3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현숙 시인


떠돌던 넋,

이제 뜨거움 식어가는 보도에 몸을 뉘인다

발길에 채이고, 걸음으로 짓밟던 사람들은 가고

그는 남아있다



한적함과 공허에 몸을 떨며

그가 눕는 시간 위로

한 장의 담요처럼 갈바람은 스쳐 오고

불리우는 바람에 몸을 맡기며

어두워 가는 얼굴 가을 고요를 입는다



휘몰아 감기 우는 바람의 길을 따라

노상에서 펼치던 한낮의 곡예, 쓸쓸하기도 했었지

피에로의 몸짓 되어 눈물과 웃음을 만들던 인생

오늘이 가면 가슴엔 또 무엇이 남을까



바이올린 선율처럼 떨어져 오는 하루

꽃이 되던 절정의 시간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쓸쓸한 방황, 낯선 골목에서

이방인의 발길 되어 고요히 눈감을 뿐


▷▶설현숙 1959년 경상남도 진해産, 현재 부산거주

대전 ‘아침의 문학’ 전국 시 낭송대회 최우수상 수상

한국시민문학협회 정회원 , 현) 부산 한국 시낭송회 이사

現) 한국시민문학협회 인터넷 운영이사
<해설> 생의 절정이었던 순간이 지나고 퇴색된 모습이 되어도 그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 가을만큼의 나이를 먹어 찬바람을 맞는 쓸쓸한 저녁. 지는 석양이 좀 더 붉게 다가오는 건 왜일까. 저 도로 위를 뒹구는 가랑잎과 나의 모습이 어쩜 저리도 같은지. -김인강-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