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한 가지 위
씽씽 바람 스쳐 가는
나목 위 끝 부분
더러는 이웃나무와 벗하며
연립주택인 양
덩그러니 얹혀진 보금자리
솔 숲 속에 둥지 틀면
추위도 덜 하련만
늘 걱정하던 나
그들 선택의 놀라움 앞에
경이로움까지
어찌 미물의 날 짐승이랄까?
사철 푸름에 겨운 소나무
올 춘삼월 폭설에
허리 꺾이고 가지 찢겨
군데군데 널렸음에
서릿발 정수리 인 지금에야
까치의 지혜를 본다.
▷▶황춘자 1938년 경북 포항시 북구 기계면産
현) 한국시민문학협회 상임고문
시집- 사모곡<思慕曲>, 쌍리마을 매화향기
<해설> 우리는 걸핏하면 머리 나쁜 이를 보고, ‘새대가리’라고 놀린다. 이는 새를 전혀 모르고 하는 이야기다. 새 가운데 특히 까치를 자세히 관찰해 보면 그 영특함에 놀라게 된다. 사람들은 늘 까치와 경쟁하지만 완전히 이겨본 적이 없다. -김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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