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정호승=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당선
시집 <슬픔이 기쁨에게> <새벽편지> <포옹>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이 짧은 시간 동안>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편운문학상, 상화시인상, 공초문학상 등 수상
<감상> 우리의 마음속에서 자라나는 휴식의 나무들이 모이면 지금 보다는 더없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으리라.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 주며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함을 주는 나무에게서 여유롭고 성숙한 삶을 배우게 된다. 그런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이겠는가? 나도 그런 고요한 아름다운 사람이고 싶다. -달구벌시낭송협회 오순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