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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생활법률

판치는 행정만능주의와 아직도 먼 법치주의

기사전송 2017-05-23, 21: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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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진 한국소비자원 소송지원변호사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어 우라나라가 더 활기차게 돌아감에도 불구하고 법률가로서는 몇가지 아쉬운 점이 보인다. 아래 몇 가지 사례를 보면 아직도 법치주의는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행정만능주의가 판을 치고 있는 느낌이다.

먼저 속칭 김영란법이라고 하는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초기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이 법에 관한 해석 및 적용례를 상세히 메뉴얼화하여 배포하였고 그 내용 중 ‘학생이 교수에게 500원짜리 캔커피를 주는 것, 카네이션을 주는 것 등은 교수와 직무 관련성이 있어 김영란법 위반이다’라고 하였다가 사회적인 비난 여론이 일자 최근 5. 15. 스승의 날을 앞두고 ‘공개된 장소에서 학생 대표가 카네이션을 주는 것은 허용 된다’라고 하였다. 정말 국민권익위원회는 김영란법에 관한한 법을 만드는 국회보다 자신들이 더 우월한 기관이라고 착각하는 것 같다. 김영란법 제8조 제3항 제2호 및 제8호에는 ‘의례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 선물,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은 수수금지 금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정확히 기재되어 있다. 학생 개인이 선생님에게 카네이션을 주는 것은 정확히 의례적인 것 또는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 물품이므로 김영란법 위반이 아닌 것이 당연함에도 ‘학생 대표가 공개된 장소에서 카네이션을 주는 것만 허용된다’는 해석은 정말로 법대 2학년생보다도 더 못한 해석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이와 같은 해석을 하는 이유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학생이 카네이션 전달을 가장한 촌지 전달 등을 염려한 것으로 우리나라 모든 학생들을 잠재적인 뇌물 교부자로 취급하는 것에 다름없는 것이고, 자신들이 법 및 국회보다 더 우월한 권한을 가진 것처럼 착각한 결과로 보인다.

몇 일전 국가보훈처장이 교체되고 새로 취임한 보훈처장이 광주시에서 거행되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행사 참가 현수막을 전국에 개시하였다. 5.18. 민주화운동의 통합과 공존의 정신을 알리고 이를 기념하는 현수막은 당연히 개시하여야 하지만 그 먼 곳의 참석을 유도하는 현수막은 솔직히 아직도 임명권자의 비위를 맞추는 알아서 기는 공무원의 전형적인 행태로 보인다.

신문기사에 따르면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문 대통령은 오늘 스승의 날을 맞아 세월호 참사로 사망한 기간제 교사 2인의 순직을 인정하는 절차를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라고 브리핑하였다.

공무원의 순직에 대하여는 관련 법령이 순직의 요건, 순직으로 인정될 자의 지위 등을 상세히 규정했다. 따라서 순직자로 처리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공직자도 순직으로 인정될 행위를 하여야 순직자로 처리되고, 반대로 순직으로 인정될 행위를 하여도 일정한 요건의 공무원에 해당하지 않으면 순직자로 인정될 수 없다. 따라서 대통령이 ‘기간제 교사 2인을 순직자로 처리하는 절차를 진행하라’고 지시한 것에 대하여 대통령영을 바꾸어 처리될 수 있다면 가능하지만 법을 바꾸어 처리될 수 있는 것이라면 대통령의 명령으로도 불가능하다.

그런데 마치 대통령이 명령을 내리면 종전에는 순직자로 인정되지 않는 사람이 이제는 순직자로 처리될 수 있는 경우라면 아직도 우리 사회는 법치주의가 아닌 인치주의가 판을 치는 세상일 것이다. 세월호 기간제 교사의 순직처리가 불가능함이 아쉬웠다면 2014. 세월호 사건 발생후 민주당이 순직자 인정에 관한 법률을 변경하는 법률개정안을 발의하여 처리하였으면 될 것인데 3년 동안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가 이제 와서 이를 지시하니 생색내기로 오해받을 수 있다.

동일한 조건에서 정교사는 순직 처리되고 기간제 교사는 순직 처리되지 않아서 문제라면 동일한 조건의 사고에서 학원 강사도 순직 처리해야하고, 세월호 학생 인양과정에서 사망한 잠수부도 순직자와 동일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이야기는 듣지를 못하였다.

사회의 모든 문제를 ‘길 건너에서 누가 억울한 폭행을 당하고 있을 때 횡단보도 신호를 무시하고 빨리 길을 건너가 말려야한다’는 시각으로 처리할 수는 없다. 평등하고 투명한 사회를 위한 적법절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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