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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우습게 아는 사람들

기사전송 2017-07-17, 21: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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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진 한국소비자보호원 소송지원변호사
최근 판사가 자신이 진행하는 형사재판을 마친 후 재판에 참여한 검사, 재판부 직원들과 같이 회식을 하다가 여검사를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한 것을 보고 정말로 법을 우습게 아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일반인의 시각과 변호사로서의 시각으로 보면 ‘① 판사가 어떻게 성추행을 할 수 있나, ② 공정한 재판을 담당하는 판사가 어떻게 해당 재판에 출석한 검사와 같이 회식을 할 수 있나, ③ 회식을 할 경우 그 비용을 각자 공평하게 분담하지 않은 이상 속칭 청탁방지법을 위반한 것이 문제된다는 것을 모르나, ④ 과연 이들의 생각은 큰 법은 지키지만 작은 법 정도는 우리들 판검사와는 서로 봐줄 수 있지 않나’ 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이 된다.

먼저 성범죄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수시로 발생하고 있으므로 그곳이 법원이나 검찰이라고 새삼스러울 것은 없고, 당연히 처벌될 것이며 큰 뉴스거리는 아니라고 본다.

둘째로 판검사의 회식은 공정한 재판이라는 관점 및 일반인의 시각에서 보면 너무나도 심각한 문제이다.

재판을 받는 피고인의 입장을 보면 ‘불공정한 재판이다’라는 답이 그대로 떠오른다. 판사가 자신이 진행하는 재판을 받는 피고인 및 법원 직원들과 같이 회식을 하였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만일 그러한 일이 발생하였다면 이는 누가 보아도 재판의 공정을 해치고 판사가 피고인 봐주기 재판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이치로 판사가 해당 재판의 검사와 회식을 가졌다면 누가 보아도 공정한 재판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러한 이치를 세상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데 판검사만 모르는지 재판을 담당하는 판검사의 회식은 지금도 너무나 쉽게 진행되고 있다.

과거 소위 쌍팔년도 시대에는 저녁 늦게까지 형사재판을 할 경우 마지막까지 남아서 재판에 임한 변호사가 재판을 담당한 판검사에게 ‘저녁을 하시겠습니까’라고 물어보고 이들이 응하면 3자가 같이 회식을 하고 그 비용은 당연히 변호사가 부담하였다.

이러한 엉터리 같은 관례는 2천년대 들어서면서 대부분 근절되었지만, 판검사 사이에서는 아직도 ‘우리끼리인데 뭐 어때, 우리는 술을 같이 먹어도 공정하게 재판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여전히 잘못된 관행이 시정되지 않고 있는듯하다.

마지막으로 이 날 회식 자리에서 누가 비용을 부담하였을까? 청탁금지법령에 의하면 3만 원 초과의 음식물 제공은 무조건 불법행위가 되고 3만 원 이하는 원활한 직무 수행 또는 사회상규에 위반되지 않는 경우에는 허용되고 이에 해당하지 않으면 역시 불법행위가 된다.

일반인의 시각으로 볼 때 판사가 검사에게 또는 검사가 판사에게 회식비를 대납하는 것이 원활한 직무 또는 사회상규에 위반되지 않는 행위라고 이해해 줄 수 있는지 의문이다. 위 언급한 바와 같이 답은 간단하다. 피고인과 판사, 피고인과 검사가 만나서 회식하고 그 비용을 3명 중 어느 한명이 부담할 경우를 이를 ‘원활한 직무 또는 사회상규에 위반되지 않는 행위’라 생각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을 것이다. 재판에서는 검사와 피고인이 유무죄를 주장하고 판사가 이를 판단하는데 어느 2명이 같이 회식을 한다면 누가 보아도 재판의 공정성은 훼손되고 이러한 행위를 사회상규에 따른 행위라고는 아무도 보지 않는다. 그런데 판검사들만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 행위라고 보고 스스로에게 셀프면죄부를 주는듯하다. 청탁금지법을 위반하면 과태료 대상이고 동시에 징계대상이 된다. 현재까지의 뉴스로 접한 바에 의하면 대법원 및 법무부가 이 사건에 등장한 판검사들에게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점에 대하여는 아무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는 듯하다. 이들에게 어떤 징계 및 과태료가 내려질지 눈에 불을 켜고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큰 법, 작은 법 구별하지 않고 판검사들도 법을 지켰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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