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야당’-‘고립된 섬’ 갈림길 선 한국당
‘강한 야당’-‘고립된 섬’ 갈림길 선 한국당
  • 강성규
  • 승인 2017.05.31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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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인준 표결 보이콧 ‘강경’
文 정부 강공 드라이브에 위기감
사실상 타깃은 ‘김상조’ 관측도
일부 “민심과 동떨어진 구태”
퇴장하는자유한국당
퇴장하는 한국당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3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에 앞서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자유한국당이 이낙연 총리 인준 표결을 보이콧 하면서 강경한 태도를 보이자 야당이 정부 및 여당과 각을 세우는 모습이 재조명 되고있다. 새 정부 초기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며 한동안 ‘허니문’ 기간이 이어지는 과거에 비하면 매우 이례적 모습이다.

한국당의 ‘강경 일변도’ 행보에는 여러 원인과 배경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문재인 정부가 예상과 달리 초반부터 ‘국가 개혁’과 ‘나라 바로세우기’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나오면서 보수진영 내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업무지시’라는 대통령 고유 권한을 통해 4대강·사드·국정 역사교과서 등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동안의 상징적인 핵심사업에 대한 고강도 검증을 벌이며 책임자 문책에 나서거나 아예 뒤집어 버리고 있다. 한국당 등 보수진영 내에서는 이것을 두고 ‘정치보복’과 ‘보수정권 지우기’라고 인식하는 모습이다. 이대로 지켜보다간 제1야당인 한국당 내부까지 칼끝을 겨눌 것이라는 말도 심심치않게 나온다.

무엇보다 ‘친 검찰’, ‘친 기업’ 인사가 많은 한국당으로선 ‘검찰개혁’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진 강골 인사, ‘재벌 저격수’로 알려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등의 기용에 대한 불만과 위기감이 상당하다. 이낙연 총리 인준 표결까지 ‘보이콧’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도 결국 이 총리 당사자가 아닌, 김상조 후보자를 떨어트리기 위한 ‘카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공격의 빌미를 제공해 준 측면도 없지 않다는 견해도 나온다. 인수위 없이 급박하게 정부 및 청와대 보좌진을 인선하다보니 검증이 면밀히 이뤄지지 않았고, 이 때문에 검증을 하면 할 수록 문제와 의혹들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이 이 국면에서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하며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줄 경우 침체된 당 분위기를 살리고 전통 보수정당으로서 존재감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정계에선 한국당의 최근 행보에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청와대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압도적이다. 이는 사실상 보수진영 중심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기반으로 불통 행보를 이어갔던 박근혜 정부 당시 당·정·야당과의 관계 및 정치구도와 분명히 다른 양상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한국당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당권을 둘러싼 이전투구로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더욱 곱지 않은 상황이라, 한국당의 강경모드가 오히려 민심과 동떨어진 ‘발목잡기’로 비춰질 수 있어 한국당이 나홀로 고립된 ‘외딴섬’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강성규기자 sgk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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