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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저편에 묻어뒀던 쓰라린 역사를 마주하다

기사전송 2017-07-27, 22: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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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아픔 담은 영화 ‘군함도’
강제 징용된 노동자들 삶 그려
잔혹·열악한 군함도 생활 재현
총 250억 투입 1천419일 제작
황정민·송중기 등 명연기 빛나
다양한 인물 묘사로 ‘몰입도 UP’
주·조연 경계 넘은 전개 돋보여
지나친 ‘애국 마케팅’ 옥의 티
“감동” vs “기대 이하” 엇갈려
군함도-33
영화 ‘군함도’ 스틸 컷.



영화를 보기에 앞서.

일본 나가사키현 나가사키항에서 남서쪽으로 약 18km 지점 ‘지옥의 섬’이라 불리는 곳이 있었다. 섬의 모양이 일본 해상군함 ‘도사’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 ‘군함도(軍艦島)’. 일본어로는 하시마 섬이라 불린다.

이 섬은 우리 역사에 있어 아프고도 잔혹한, 그러나 잊어서는 안될 곳이다. 1940년대 일제강점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수많은 조선인들이 강제 징용돼 노역을 해야했다. 45도를 웃도는 지하 1천m의 캄캄한 탄광 아래서 이들의 노동한 시간은 하루에만 무려 12시간. 63빌딩의 약 4배에 달하는 깊이에서 이들은 채굴작업에 동원됐다.

영화 ‘군함도’.

◇스케일과 캐스팅

제작기간 1천419일, 순제작비 220억원. 이외에도 P&A 비용을 포함한 총 제작비는 250억원이다. 단일 영화로서 역대급 제작비를 투입한 영화 반열에 올랐다. 엄청난 스케일은 두 말하면 잔소리. 주연과 조연을 비롯해 출연료를 차치하더라도 상당한 금액이 투입됐다. 여기에는 실재 ‘군함도’를 재현하기 위한 세트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역사의 아픔을 스크린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었던걸까. 류 감독은 “영화가 끝난 뒤 관객에게 온몸이 두들겨 맞은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영화 ‘베테랑’에서 류 감독과 호흡을 맞춰 천만 관객을 이끌었던 선봉장 황정민이 이번 영화에도 합류했다. 이미 ‘부당거래’에서 한 번 합을 맞춘 둘이기에 케미는 상당했으리라. 각설하고 황정민을 제외한 출연진을 살펴봐도 ‘세트장’에 이어 어마어마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대한민국 여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송중기, 일명 ‘소간지’로 불리며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소지섭까지. 황정민-송중기-소지섭 트리오가 형성된 것이다. 여기에다 이정현까지 합세하니 포스터에서부터 ‘광(光)’이 날 수밖에.

◇주연과 조연의 모호한 경계선

황정민과 소지섭을 비롯해 송중기, 이정현, 이경영까지 연기력을 논할 필요가 없는 배우들이 출연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영화는 그 누구 하나를 주목하지 않고 있다. 강옥(황정민)과 그의 딸 소희(김수안)에 초점을 맞추는 듯 하다가도 어느새 칠성(소지섭)과 말년(이정현)이 스크린에 비춰진다. 광복군 소속 OSS 부대 요원 무영(송중기)이 독립운동 주요 인물인 학철(이경영)을 구출하기 위해 군함도로 잠입하는 과정 또한 없다.

이렇듯 영화는 주연과 조연을 넘나드는 모호한 경계선을 달린다. 이 때문에 조연들의 활약은 더욱 눈부시다. 비록 결단을 내리는 중요한 장면에서는 주연들의 역할이 크게 조명되지만 누구 하나 빠질 수 없는 ‘특정한 상황’이다. 군함도 내 모든 조선인들의 시련을 함께 풀어내고자 했던 류 감독의 복안이었을까. 딸에 대한 아버지의 희생으로 감동이 밀려오다가도 금세 반민족행위로 인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영화 ‘군함도’는 모두가 주인공이였다.

마치면서. 초호화 스케일과 캐스팅을 자랑하는 영화 ‘군함도’는 분명 평이 엇갈릴 것이다. 류승완 감독이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안간힘을 썼지만 사실상 역부족인 부분은 쉽게 감춰지지 않는다. 감동을 위한 한 방이 부족했고, 애국심을 끌어 올리는데에도 힘겨워 보였다.

1945년 일제강점기. 강옥(황정민)과 딸 소희(김수안)는 ‘나카사키’행 배에 오른다. 종로 주먹 칠성(소지섭)과 말년(이정현)도 각자의 사연이 있다. 배 밑층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돈을 벌기 위해 온 조선인이다. 겨우 나가사키 항에 도착한 강옥은 종로경찰서 간부 스키야마(정만식)에게 받은 추천서를 내밀지만 이미 바닥에 수십장이나 팽개쳐져 있는 같은 추천서를 보고 꾀임에 속았음을 깨닫는다. 억울함도 잠시, 강옥은 함께 온 조선인들은 외딴 섬으로 끌려간다.

소장 시마자키(김인우)가 이들을 반기지만 섬 내에는 이상한 기운이 감돈다. 이미 수많은 조선인들이 끌려와 강제로 석탄 채굴작업에 동원되고 있던 ‘군함도’였던 것. 마주하기 싫은 현실에도 한 줄기 빛이 있었다. 독립운동을 하다 잡혀 온 학철(이경영)이 조선인들의 정신적 지주다. 중국 광복군 소속 OSS 요원 무영(송중기)은 상관으로부터 학철을 구출해오라는 명을 받고 군함도로 잠입한다.

무영이 스파이가 아님을 확신한 학철은 탈출을 계획하는데 강옥의 도움이 절실하다. 강옥은 일본인들로부터 얻고 있는 자신의 입지를 이용해 딸 소희를 위해 함께 탈출을 하자고 제안한다.

그러던 어느 날 군함도는 미국의 폭격으로 초토화 되고, 일본 상층부는 증거인멸을 위해 조선인을 모두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게 되는데….

윤주민기자 yj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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