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지나도 악몽…지하철도 못 타요”
“14년 지나도 악몽…지하철도 못 타요”
  • 대구신문
  • 승인 2017.02.1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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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로역 참사 ‘멈추지 않는 고통’

유가족 71 ‘외상후 스트레스’

응답자 78 질병 등 건강 악화
대구 지하철 중앙로역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 14년이나 흘렀지만 유가족 10명 중 7명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는 등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2·18 안전문화재단 대구트라우마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12월 지하철 참사 유가족 44가구를 대상으로 실태 파악 및 욕구 등에 대한 조사결과, 전체 응답자 중 71%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 같은 증세를 ‘일주일에 5번 느낀다’는 응답자도 23%에 달했다.

유가족들이 겪는 정신적 고통의 주요 증상은 지하철 타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현관문을 제외한 집안 모든 창문을 열어놓고 생활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한 경우 사회생활을 거의 하지 못하고 스스로 고립된 상태로 지내기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응답자의 78%는 고혈압, 뇌졸중, 심장질환 등 질병이나 음주로 인한 건강악화 등의 증세를 함께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이후 유가족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물음에는 응답자의 30%가 ‘잃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라고 답했다. 다음으로는 ‘추모사업 진행 미비’(25%), ‘책임자 처벌 미흡’(9%)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앞으로 우리사회가 재난 처리과정에서 개선해야 할 점으로는 ‘투명한 사고원인과 책임소재 조사’(17%)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분명한 재난대응 체계와 책임있는 행동’(15%), ‘추모사업’(14%) 등의 순이었다.

최웅용 대구트라우마센터장(대구대 산업복지학과 교수)은 “지하철 참사 유가족들은 아직도 우울·불안은 물론 잃어버린 가족 등을 위해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는 죄책감 등 심리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유가족은 물론 부상 등 피해자들을 위해 지역사회 차원의 정신적 치료 서비스 제공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2·18 안전문화재단은 앞으로 지하철 참사 유가족들을 돌보기 위한 개인·집단 상담, 미술·음악·독서치료 등 다양한 심리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남지혜기자 njh369@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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