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 등 합격 다짐하며
도서관서 하루종일 취업 준비
“참고 노력한 만큼 값진 결실을”
#. 3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김상혁(30·경북 경산)씨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새해 첫날을 도서관에서 보냈다. 올해는 꼭 시험에 합격하겠다고 다짐하며 마음을 굳게 먹고 공부하지만, 친구들이 연인과 일출을 보러 간다거나 가족들과 외식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마음 한편이 씁쓸해진다.
김씨는 “3년 동안 휴일·명절 상관없이 도서관에서 혼자 공부만 하다 보니 사람이 너무 그립다”며 “올해는 꼭 시험에 합격해서 내년 1월 1일에는 남들처럼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하루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 올해 대학을 졸업하는 구은영(여·24·대구 동구 괴전동)씨도 새해 첫날부터 인터넷 토익 강의를 듣는 것에 몰두했다. 목표로 하는 회사에 이력서를 내기 위해서는 토익 점수를 950점 이상으로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구씨는 “올해는 취업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하기 때문에 각오를 다지기 위해 새해 첫날부터 도서관에 나왔다”며 “내년 이맘때는 직장인으로 새해를 맞이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오전 9시 30분께 대구의 한 대학교 열람실에는 무술년 새해 첫날부터 제법 많은 숫자의 청년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임용고시를 대비하는 사범대생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 토익 점수를 올리기 위해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까지 서로 다른 목표를 위해 휴일도 잊은 채 각자의 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올해 우리 경제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지만, 청년들이 보는 취업 시장의 온도는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새해 첫날에도 청년들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서관·학원 등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들은 하나같이 새해 목표를 ‘취업’이라고 말하고 있다.
임용고시 공부를 하는 유아영(여·23·대구 동구 율하동)씨는 “지금 이 열람실에 있는 사람들이 각자 다른 목표로 공부하고 있지만, 결국 최종 꿈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것 아니겠냐”며 “남들 다 쉬는 새해 첫날에도 이렇게 열심히 공부한 만큼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이 꿈을 이루고 취업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성환기자 s.h.jang@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