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식당부터 영화관까지…다 올랐다
영세식당부터 영화관까지…다 올랐다
  • 남승렬
  • 승인 2018.04.0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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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시행 100일
인건비 등 부담에 식대 인상
내일부터 CGV 관람료 1만원
롯데시네마 요금 인상 검토 중
공공요금 인상 번질까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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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서민층이 주로 찾는 영세 식당들의 식대비가 인상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역풍’으로 업주들의 한숨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의 한 한식 뷔페식당에 가격인상을 알리는 문구가 붙여져 있다. 남승렬기자

10일 최저임금 인상 시행 100일을 맞는 가운데 서민층이 주로 찾는 대구지역 골목길 식당들이 ‘최저임금 인상’발(發) ‘역풍’을 온 몸으로 감당하고 있다. 물가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고육지책으로 가격을 인상했지만 감소하는 손님 수를 체감하고 있다.

골목가 영세 식당, 외식 자영업자들은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부작용은 만만치 않다. 가장 먼저 손님들의 발길이 줄었고 영업난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영세 외식 자영업자들은 “단골 고객들은 십분 이해한다면서도 가격 인상을 부담스러워 한다”며 “오는 단골도 줄어들까 그게 가장 큰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9일 찾은 대구시 동구 신천동 A 기사식당. 이 식당은 최근 5천원 받던 기본 정식 식대비를 500원 올렸다. 식재료비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육지책이지만 벌써부터 주 고객층인 택시기사들의 볼 멘 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 식당은 인근의 다른 식당보다 밥값이 저렴해 서민들이 주로 찾는 곳. 단골 고객 장모(55)씨는 “(가격 인상을) 이해한다”면서도 “우리 주머니 사정도 빠듯한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A 기사식당 사장도 답답하기는 매 한가지. 그는 “규모가 작은 골목가 식당일수록 물가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에 타격이 크다”면서 “저렴한 가격이라는 장점으로 단골들의 발길을 잡았는데 가격이 올라 오던 단골마저 발길이 뜸해질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동대구역 인근의 한식 뷔페집도 기존 4천원인 가격을 5천원으로 올렸다. 식재료비 상승에 따른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서다. 업주 B씨는 “근처 어느 집보다 가격이 싸 고정 손님이 많았는데 1천원 인상에 되돌아가는 손님들도 있다”며 “이마저도 부담스러워 한다면 장사를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묘안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종업원 인건비가 올랐고 임차료, 식재료비, 배달 수수료 등 모든 비용이 인상됐다”며 “이들 비용을 제대로 반영하려면 가격을 더 올려야 하지만, 인상폭이 클수록 손님은 줄어드는 구조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촉발된 가격 인상 바람은 골목 식당뿐만 아니라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영화 관람료는 사상 처음으로 1만원으로 인상됐다. 포문은 ‘공룡’ 멀티플렉스가 열었다. CJ CGV는 오는 11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1천원 올린다. 주중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 스탠더드 좌석 기준 9천원이던 일반 2D 영화 관람료가 1만원으로 오른다. 주말 오전 10시부터 밤 12시 사이 관람료는 1만원에서 1만1천원으로 조정된다.

국내 영화시장 절반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CGV가 가격을 올리자 다른 멀티플렉스도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도 요금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13 지방선거 이후 대중교통비 등 공공요금 인상 조짐도 점쳐지고 있다. 실제 서울시는 5년째 동결 중인 택시요금 인상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기본요금을 3천원에서 최대 4천500원으로 25% 인상하는 방안 등을 거론 중이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역시 택시요금 인상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연구용역에 들어갔다.

대구시 한 관계자는 “6.13 지방선거 이후 선거 부담을 턴 새 집행부가 들어서면 대구 역시 공공요금 인상을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먹거리와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가계 부담을 줄이는 게 민선 7기 지방정부 단체장들의 과제”라고 말했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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