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는 사이 에쿠스 뒤로 바짝 붙어 따라온 검정 그랜저에서 건장한 체격의 사복 경호원 두 명이 내려 청사 입구를 향해 뛰어왔다. 이들은 약 5m 남짓한 이 권한대행의 출입 동선을 확보한 뒤 손잡이를 잡은 직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에쿠스의 뒷문이 열리고 이 권한대행의 오른발이 땅에 닿자 번개 같은 섬광이 연방 터졌다. 오전부터 그를 기다린 취재진 약 20명의 카메라가 내뿜는 플래시였다. 취재진의 질문에 옅은 미소만을 보인 이 권한대행은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청사 내부로 들어갔다. 모두 약 5초 만에 벌어진 일이다.
80일간 진행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마지막 재판’을 하루 앞두고 헌법재판관들이 휴일인 이날도 하나둘씩 헌재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헌재에 따르면 오후 현재 이 권한대행과 이진성·김이수·서기석 재판관이 사무실에 나왔다. 나머지 재판관들도 출근 채비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최종변론 기일 대비 상황을 총점검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날은 휴일임에도 재판관들이 경호원 2∼3명을 대동한 장면을 연출했다. 그간 휴일엔 홀로 출근하는 게 대부분이었고, 직접 운전을 하는 재판관도 있었다. 그러나 탄핵심판 종결이 임박하며 실탄을 지닌 경호원들이 재판관을 24시간 근접 경호하고 있다. 청사 안팎도 증강된 경비병력에 긴장감이 고조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