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확정’ 환영 현수막
市 발표 내년 국비예산엔
정작 사업내역 포함 안돼
“구청이 설레발”의심도
최근 대구 서구 주요 도로변에 ‘KTX서대구역사 건설예산 확정’ 현수막이 내걸렸지만, 관련 공식 보도가 없어 주민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10일 오전 서구청 앞 양 옆 도로에는 ‘KTX서대구역사 건설예산이 확정됐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서대구역사 건립추진위와 서구의정회에서 각각 내건 현수막이었다. 300여m 떨어진 신평리네거리에도 서구새마을회와 통우회 등의 명의로 3개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인근 남평리네거리~두류네거리 방향의 도롯가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북비산네거리의 경우 4개 방향 모두 현수막이 설치됐다. 각 동 단체에서 앞다퉈 ‘KTX서대구역 건립’을 축하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정작 주민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지난 3일 대구시에서 발표한 내년도 국비예산 사업내역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서구청이 설레발 치는 것 아니냐”는 의심스런 반응도 나오고 있다.
대구시가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확보한 국비 3조원 중 서대구역사와 관련된 예산은 대구권 광역철도 건설 168억원이 전부다. ‘KTX서대구역 건립’과 관련된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대구시 예산담당관에 따르면, 실제 광역철도 건설 예산에는 KTX서대구역 관련 예산이 포함됐다. 예산담당관 관계자는 “168억원 중 5억원이 KTX서대구역 기본설계 비용이라고 보면 된다”며 “초기단계인데다 타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 등으로 별도 언급은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구 역시 당분간 대대적인 홍보 대신 현수막 등으로 지역 내부 홍보에 치중한다는 방침이다.
서구청 관계자는 “국회 예산 심의 당시 한 도시에 2개의 KTX 정차역이 만들어지는 것에 대해 ‘유례가 없다’는 이유로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여러 사정상 구청 차원의 홍보자료 배포보다는 주민들 상대로 한 현수막 홍보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KTX서대구역은 옛 서대구화물역(이현동) 부지에 조성될 예정으로 2018년까지 국비 400억원을 들여 수서발 KTX와 광역철도를 수용하는 역사로 건설된다.
정민지기자 jmj@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