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이토록 가벼이 여겨서야
‘역사’를 이토록 가벼이 여겨서야
  • 김지홍
  • 승인 2016.08.2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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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도심에 '평화의 소녀상' 세우자-전문가 릴레이 기고

송호상 대구사회연구소 운영위원 동양대 겸임교수

배상금 아닌 치유금 지급

‘현금’ 보다 중요한 것은

역사에 대한 엄중한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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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정부가 일본에서 받기로 한 ‘화해·치유 재단’ 출연금 가운데 일부를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의 회복 및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한’ 명분으로 현금을 지급하겠다고 한다. 재단 이름부터 지급 명분에 사용된 단어들이 참으로 안타깝다.

‘화해’와 ‘치유’, 나아가 ‘명예’와 ‘존엄’의 회복이 어찌 ‘현금’으로 가능하단 말인가. 이런 행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도, 건국절 논란에서와 마찬가지로 어찌 역사를 이토록 가벼이 여긴단 말인가.

역사적 과거는 ‘정부’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엄정한 과거에 대한 검증과 비판을 통해 사실을 밝혀내고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해야만 한다. 일본 제국주의의 전쟁 범죄와 같은 중대한 문제는 더욱 그러해야 할 것이다. 개인의 문제가 아닌 ‘인간’ 본연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왜 ‘정부’는 이다지도 조급하고 치졸한가. 일본 스스로가 ‘고노담화’를 거부하고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의 배상 문제는 해결됐다고 하면서 ‘배상금’이 아닌 ‘치유금’의 명목으로 지급할 방침이라 하고 있지 않은가? 더 싸워야 할 판에 스스로 배상금이라 주문을 걸고, 현금으로 치유할 수 있다고 한다.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한다. 이런 막말이 어디 있는가. 자국민에 대해 그것도 ‘배상금’도 아닌 범죄자가 주는 ‘현금’을 가지고 어찌 이런 막말을 할 수 있는가. 피해자들이 살아계시고 이들의 법적 권리가 엄연히 존재하는 데 정부가 나서서 이들의 권리를 왜 막는가. ‘화해 치유재단’이사장은 역사적 소명과 전공 때문에 재단일 맡았고, 소수의 이야기를 행동에 옮기기 위해 ‘현금’을 지급하고자 하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한다. 이럴 때만 소수에 주목하다니 어이가 없다.

기왕 받기로 했으면, 그 주는 명분을 명확히 밝히시라. 그리고 소녀상 철거는 절대 할 수 없다고 하시라. 어찌 ‘평화의 소녀상’은 청년 학생들이 지키고, 이 정부는 일본대사관을 지키는가.

‘현금’보다 중요한 것은 역사에 대한 엄중한 인식이다. 과거를 제대로 살피고 제대로 기념하여 후손들에게 과거의 치욕을 제대로 인식하게 해서 반복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평화의 소녀상’은 세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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