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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전세보증금 압류, 가혹하지 않은가

기사전송 2017-06-19, 21: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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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의 가혹함을 갈파한 중국 고사가 있다. 어느 날 공자가 산골 마을을 지나고 있는데 한 여인이 슬피 울고 있었다. 왜 그렇게 슬피 우는지 자초지종을 물으니 그 여인이 말하기를 엇 저녁에 호랑이가 남편과 아들을 잡아 갔다는 것이었다. 공자가 깜짝 놀라 얼른 여기를 떠나서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이웃마을로 이사를 가라고 타일렀다. 그랬더니 그 여인 하는 말이 “그 마을은 절대로 안갑니다. 거기는 세금이 너무 가혹해서 죽더라도 그냥 여기에서 살겠습니다.”하는 것이다. 가혹한 세금을 호환(虎患)에 빗댄 것이다.

대구시의 체납 일소대책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7백억에 가까운 지방세 체납액을 일소하겠다는 것을 나무랄 이유는 없다. 문제는 고액 체납자도 있겠지만 상당수가 사업실패 등 생계형 체납으로 추정되는데 대구시가 전세보증금까지 마구잡이로 압류하고 있는데 있다.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을 길거리로 내쫓는 일이 있어도 체납액을 징수하겠다는 대구시의 자세의 자세가 문제다.

지난달까지 대구의 지방세 체납액은 693억 원. 이 가운데 50만원이상 체납한 사람은 5만6천여 명애 달한다. 대구시는 이들의 재산을 조회해 임차보증금이 2천만원이 넘는 440여 명에게 이를 압류하겠다고 통보했고, 주택 임차보증금 19명, 상가 임차보증금 76명 등 백 명에 가까운 지방세 체납자가 임차보증금을 압류했다. “고액 전세 임차보증금은 부동산에 표시되지 않고 재산을 혹시 은닉할 수도 있으므로 그런 부분을 찾아내서 임차보증금에 대해서도 압류를 하게 됐다”는 것이 대구시의 입장이다.

하지만 절반 정도가 자동차세 체납으로, 상당수가 이른바 생계형 체납으로 추정되는 만큼 임차보증금까지 압류하는 조치는 가혹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본적인 주거권을 박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구시가 현행법을 어긴 것은 아니다. 시는 주거권 보장을 위해 2천만원 이하의 임차보증금은 압류를 못하게 되어 있는 것을 피해 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2천만원이 아니라 3천만원을 들고 나가도 온 가족이 기거할 전셋집을 구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독신일 수도 있지만 가족수나 납부의지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임차보증금이 2천만원 넘는다고 압류하는 것은 법의 당초 입법취지를 살리지 못한 가혹한 행정이다. 한쪽에서는 복지사각지대를 없앤다고 하면서 다시 복지사각지대로 내 모는 매몰찬 일을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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