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칼럼] 수명을 다해가는 오염수 괴담정치
[윤덕우칼럼] 수명을 다해가는 오염수 괴담정치
  • 승인 2023.07.1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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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광우병 괴담도, 사드 괴담도 모두 한때 지나가는 헛된 바람에 불과 했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도 또 하나의 지나가는 헛된 바람 입니다.”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홍 시장은 “지지율에 일희일비 하는 지도자가 되면 나라나 지역을 역동적으로 이끌어 갈 수가 없다”며 “임기 중 앞만 보고 원칙과 추진력을 갖고 공무에 임하고 퇴임 후 일정기간 지나고 나서 시민과 국민들의 판단을 받으면 됩니다. 그게 바람직한 선출직 공무원의 공무 수행 자세입니다. 다시 재선을 위해 여론의 눈치나 살필 입장이 아니라면 지지율에 춤추는 나라 운영이나 지역 운영을 해선 안됩니다. 그건 나라와 시민들에게 오히려 해악만 끼칩니다. 여러가지 의견을 듣고 깊은 숙고 끝에 결정을 하면 결정한 후에는 좌고우면 하면 안되지요.” 소신껏 국정에 임해달라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드리는 고언이자 홍 시장 자신에게 주는 메시지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 저장된 처리수를 바다에 방류하려는 일본의 계획이 IAEA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 8일 방한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IAEA 종합 보고서에 관여한 국제 전문가 사이에서 이견이 있었다는 외신 보도와 관련 “이견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음용수에도 “삼중수소가 들어있다”며 “(후쿠시마 방류수를)마실 수도, 그 안에서 수영도 할 수 있다”도 있다고 했다. 그는 9일 오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책위’ 소속 의원들을 만나 “IAEA는 방류 계획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검토하기 위해 (일본에) 상주할 예정”이라며 “오염수 방류가 국제적인 안전 기준에 부합하는지 그 절차나 기능 등 모든 면을 검토하기 위해 수년, 수십년 계속해서 상주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오염수 괴담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과 만나 “처음부터 중립성과 객관성을 상실한 일본 편향적 검증을 했다”며 IAEA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 안전성 평가’ 종합보고서를 맹비난했다. 민주당은 방한 중인 그로시 총장과 이날 오전 면담에서 IAEA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 안전성 평가 종합보고서가 ‘일본 맞춤형 조사’라고 맹비난했다. 국민의힘은 9일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 방한을 계기로 한층 거세진 더불어민주당의 ‘후쿠시마 오염수 공세’에 대해 국격을 떨어뜨리는 정치 선동이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여당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보다 북핵 위협 대응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이 진정으로 국민 안전을 생각한다면 괴담 선동으로 공포를 조성할 것이 아니라, IAEA의 아무런 통제 없이 자의적으로 운영되는 북한 핵시설의 위험성에 대한 공론화에 같이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민주당 인사 중 북핵을 문제 삼는 인사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고, 오로지 ‘죽창가’라는 잿밥에만 관심”이라며 “제1당이라면 응당 후쿠시마 오염수보다는 북핵 문제를 더 걱정해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 극렬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7월 첫 주 발표된 자동응답시스템(ARS) 여론조사들에선 지지율이 대부분 40%대 초반으로 올라섰다. 지난 7월 2일 CBS노컷뉴스 의뢰로 알앤써치가 실시해 발표한 조사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일주일 전보다 3.3%포인트 오른 43.6%였다.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가 3일 발표한 조사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조사 대비 2%포인트 상승한 43%였다. 같은 날 리얼미터 발표에서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일주일 전보다 3%포인트 상승한 42.0%였다. 전화면접조사 방식에서도 지지율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 격주로 실시하는 케이스탯·엠브레인·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공동 정치지표조사(NBS)도 지난 7월 6일 발표 자료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38%로 2주 전 36%에 비해 2%포인트 올랐다. NBS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올들어 최고치였다.

오염수 괴담 정치는 점차 위력을 잃어가고 있다. 광우병·사드괴담에 익숙한 탓인지 국민들 대다수는 야당이나 반대 시위대의 목소리에 더 이상 현혹되지 않는 듯하다. 야당으로서는 내년 총선까지 9개월이 남았고 정치적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하려면 국민들의 이목을 끌면서 계속 이슈로 이끌어가야하는데 갈수록 추진동력을 잃고 있다. 생업에 바쁜 국민들은 별로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최근 지지율을 보면 아마도 이번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도 그들만의 괴담으로 마무리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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