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논단] 교사를 보호하기 위한 세계의 정책들
[교육논단] 교사를 보호하기 위한 세계의 정책들
  • 승인 2023.09.1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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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견숙 대구영선초등학교 교사, 교육학 박사
교사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들은 단순히 교사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폭력 등으로부터 교사가 보호받지 못하면 학생 지도 회피, 소극적 지도, 학생에 대한 정서적 부담감과 거리감, 자신의 교육적 생각에 따른 정상적 방법의 교육에 대한 주저감, 학생과 부정적인 관계 형성, 학생 학교 적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등 교육적 피해가 적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교사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 교육을 위하여 꼭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교사에 대한 보호, 교사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연구한 아동학대에 대한 세계의 전반적 정책 연구에서 드러나는 교사 보호 정책들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덴마크는 학생이 교사에게나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물건을 훼손할 때는 필요한 범위 내에서 교사가 무력을 사용할 수 있으며, 즉시 수업에서 제외될 수 있다. 학교장이나 부모에게도 이 사실은 알려지고, 학교장이 필요한 추가 조치를 하게 된다. 학생에게 필요한 범위의 힘을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 어디까지의, 어떤 수준의 무력인지 덴마크에서도 혼란을 주는 중이지만, 학교장의 적극적 협조는 그 방향성이 궁금하다.

사실 프랑스에서는 이미 ‘아동학대’라는 개념 자체가 ‘가정에서 일어나는 것’이며, 학교는 그저 아동학대를 발견해서 신고해야 할 곳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학교에서 교원이 신고나 고소당했을 경우, 학교장을 통해 교육청에 보고되며 교육청의 담당 장학사와 관련 부처에서 교원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특히 교육청에서 해당 교원과 면담, 권리 안내, 전문가와 연계한 상담이나 심리적 지원, 근무지 변경 등의 직무수행 대책을 마련하며, 필요한 경우 해당 학부모와의 면담도 시행한다. 이러한 일련의 시스템은 학교장과 교육청의 보호와 지지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놀랍게도 아직 남학생에 대한 신체적 체벌에 대한 허용이 있는 등 아직 교사의 언행으로 신고당하는 분위기는 만들어져 있지 않는 것이 현실이란다. 그러나 교사가 학부모로부터 위협을 당하는 경우 교사는 학교장과 이러한 사안을 상의하고, 학교장이 학부모를 신고하거나 법적 조치를 취하게 된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주별 교사연맹이 중심으로 교장, 교육부 등에 알리고 보고서를 확인하며, 피해 교사 상담, 자문, 의료 처리, 긴급 고소 등 문제 해결의 중심에 있다. 해당 주의 교사연맹이 어떠하냐에 따라서 교사의 복지 등과 연계되어 있기도 하기에, 일관적인 대응이 필요하기도 하다. 주마다 교사연맹의 세가 다르므로 그 대응의 정도가 다른 점은 문제이기도 하다.

억지 같은 이유로 교사나 학교를 공격하는 몬스터 페어런트(Monster parent)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과연 학교 차원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드는 요즘이다. 혹자는 경찰과 같은 공권력이 연대한 정책이 필요한 것이 아닌지 묻기도 한다. 그만큼 학교에서 어떤 것을 할 수 있을지 썩 만족할 만한 답을 찾기 어려워서가 아닐까. 최근 생활지도에 관한 고시 관련하여 학칙에 대해 협의하면서도 어떻게 해야 제대로 교육할 수 있고, 제대로 교육받을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은 학교 차원에서 명쾌하게 찾기 어려움을 느낀다.

학생 생활지도의 목적으로 수행했던 교사의 정당한 교육이 고소, 민원 등으로 치부된다면 많은 교사는 과업에 대한 회의감, 소극적 지도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러한 일련의 현상들은 결국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한 나라의 미래에 교육이 담당하는 바는 막대하며, 교육의 질 저하는 국가적 손해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어느 나라든지 분명히 인지하고 있기에, 아동학대에 대한 아주 강력한 제제가 있는 국가라 하더라도 이와 동시에 교사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들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온전하게 교권이 보호받을 수 있는, 그래서 교사뿐만 아니라 학생들, 학부모 등 모든 교육공동체에 유의미한 정책이 도출되기를 희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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