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와 부산엑스포
[윤덕우 칼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와 부산엑스포
  • 승인 2023.12.25 20: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엑스포 유치 실패로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부산민심이 요동치고 있다는 소식이다. 2021년 치러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보면 2030부산엑스포(세계박람회)유치 실패는 일찌감치 예견된 일이었다. 상대는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뭐든 할 수 있는 돈과 권력이 있다고 별명마저 Mr. Everything이다.

아니나 다를까 엑스포 회원국들의 투표결과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119표, 부산은 29표, 이탈리아 로마 17표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동분서주하며 외국 정상들을 수차례 만나고 한덕수 총리와 대기업 총수들이 가세했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보면 그 이유가 명확해진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으로 지난 18일 구속됐다. 검찰 수사결과 돈봉투 살포 사건은 송 전 대표가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2021년 5월 2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벌어졌다. 송 전 대표는 그해 4월 27일과 28일 윤관석 의원에게 돈봉투 20개, 총 6000만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윤 의원이 돈봉투를 민주당 의원들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또 송 전 대표는 같은 해 3월 30일과 4월 11일 당 대표 경선 캠프 지역본부장들에게 650만원을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송 전 대표를 상대로 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당 대표 경선과 관련한 금품 수수에 일정 부분 관여한 점이 소명되는 등 사안이 중하다”며 ”인적·물적 증거에 관하여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피의자의 행위 등에 비추어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밖에도 송 전 대표는 2020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외곽 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원을 수수했다는 혐의, 2021년 7~8월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에게서 소각처리 시설 관련 청탁과 함께 뇌물 4000만원을 수수했다는 혐의 등도 받고 있다.

그동안 송 전 대표는 모든 혐의를 부인해 왔다. 돈봉투 살포과정에는 윤관석·이성만 의원과 이정근(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씨, 박용수(송 전 대표 보좌관 출신)씨, 강래구(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등이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으로 송영길 전 대표가 구속된 것은 검찰이 지난 4월 12일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에 대한 압수 수색으로 본격 수사에 착수한 지 8개월 만이다. 검찰은 돈봉투 살포는 송 전 대표를 당 대표에 당선시키기 위한 것이었고, 여기에 송 전 대표가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고 공모했다고 보고 있다. 당시 송영길과 박빙의 승수를 펼치던 홍영표는 0.59%p차로 석패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송 전 대표를 구속 상태에서 추가 조사한 뒤 돈봉투 수수 의혹이 있는 의원들을 향해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처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둘러싸고 전개된 일련의 사태를 보면 부산엑스포 유치는 애초부터 순진한 생각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도 단돈 몇백만원에 넘어가는데 하물며 우리나라보다 훨씬 살기 어려운 엑스포 회원국이라면….

사우디는 엑스포 유치를 위해 12개 아프리카국가에 5억8천만달러 등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거액의 투자와 개발을 약속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보면 빈 살만이 어디 이들 나라에 투자와 개발만 약속했을까. 대한민국이 88올림픽, 2002 한일월드컵,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등 굵직한 세계적 행사에 단순히 프레젠테이션만을 잘해서 유치했다고 생각하는 순진한 국민들은 없을 것이다.

이제는 흘러간 옛노래가 됐지만 그동안 대기업들이 조성한 비자금으로 국제 행사 유치 등 국가를 위해 보이지 않는 노력을 많이 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 나중에는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이유로 해당 대기업들이 가혹한 수사와 사법처리에 시달렸다. 악성 여론은 물론이고….

이제 대기업들이 과거처럼 위험을 감수하며 비자금을 조성하기가 쉽지않은 환경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의 책임을 오로지 윤석열 정부에 돌리며 정부 공격과 내년 총선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산엑스포 유치실패는 어쩌면 우리나라의 자업자득이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