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건국전쟁,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윤덕우 칼럼] 건국전쟁,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 승인 2024.02.1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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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건국된지 75년, 6·25전쟁이 끝난지 70년이 넘었지만 남북한은 여전히 첨예한 긴장감이 감돈다. 대한민국은 아직도 좌우진영이 나뉘어 역사전쟁을 계속하고 있다.

“전쟁 일으키고 가족들, 자신이 모두 만주로 피신했던 김일성에 대해서는 말이 없습니다. 그런데 전쟁에서 나라를 지키고 끝까지 싸웠던 이승만은 ‘런승만’이라고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현대사의 왜곡되고 뒤틀린 자화상입니다.” 건국전쟁 말미에 나오는 인터뷰 내용이다. 아무도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았던 대한민국 건국과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일대기를 조명한 김덕영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흥행몰이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1일 개봉된 이 영화는 19일 현재 누적 관객수가 71만명을 넘어섰다.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경이적인 기록이다.

영화 도입부는 이렇게 시작된다. “이것은 역사전쟁이고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의도적인 폄훼나 이런 것들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세력의 역사전쟁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일이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안으로는 이승만 때문에 혜택을 본 만백성, 그분들은 곧 본인들이 잘나고 본인들이 뛰어나서 성취를 이뤘다고 생각하지 그것을 이승만의 공로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침묵했습니다. 반대로 이승만 때문에 피해를 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끈질기게 처절하게 이승만과 대한민국 현대사를 향해서 한풀이를 했습니다. 외적으로는 북한이라는 세력이 끊임없이 이승만을 지워버렸습니다. 그것이 지난 70년 한국현대사에서 이승만이 치열한 논쟁의 주제가 된 이유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흥행 돌풍에는 그만한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하야한지 64년이 지났지만 국민들은 가짜뉴스로 그에 대한 진실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좌파세력들이 철저한 반공주의자이자 반일주의자였던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역사 지우기를 계속해온 탓이다. 좌파들의 이승만 지우기를 비롯한 친북활동 등 이념전쟁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이승만 기념관 건립모금에 기부한 배우 이영애는 좌파들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그동안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포함한 보수 정치인들은 건국전쟁·역사전쟁을 위해 무엇을 했을까. 역사전쟁은 커녕 좌파 운동권 눈치보기 바빴던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다. 고작해야 건국전쟁 관람 인증샷이나 올리고 있다.

이 영화를 만든 김덕영 감독 역시 이승만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이 1965년 서거한 이 전 대통령을 두고 1990년대 까지도 ‘이승만 괴뢰 도당을 타도하자’는 플래카드를 북한 곳곳에 내걸었다는 사실을 알고서 ‘북한이 이승만을 미워하는 이유’를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팩트만 보여줘도 이승만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 바뀔 것이란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2021년부터 3여년에 걸쳐 역사적 자료를 발굴했고, 이를 위해 미국을 두차례나 답사했다. 조만간 인간 이승만의 삶을 담은 ‘건국전쟁2’도 개봉된다. 22일부터는 이 전 대통령의 생애를 다룬 또 다른 다큐 ‘기적의 시작’(감독 권순도)이 CGV·메가박스 등 90여곳에서 개봉된다.

건국전쟁은 3·15 부정선거, 한강철교 폭파 등 이승만에 대한 오해와 진실, 젊은 시절 독립운동, 농지개혁과 교육혁명,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반공 및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 같은 업적을 부각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큐를 보고 있노라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이 어떻게 이룩됐는지를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 1950년 농지개혁은 광복 이후에도 여전히 남아있던 지주제를 혁파하고 소작농들이 자신의 토지를 소유하게 되면서 6·25때 공산화에 저항하는 원동력이 됐다.

농지개혁과 관련해서는 법무부 장관시절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연설장면도 나온다. 한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이던 작년 7월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제주포럼 정책강연에서 “농지개혁 덕분에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 농지개혁으로 만석꾼의 나라였던 대한민국이 이병철, 최종현 회장 같은 영웅들이 혁신을 실현하고 마음껏 활약할 수 있는 대전환의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다큐를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하고 뭉클했다. 국내든 그가 오랫동안 활동한 미국이든 변변한 기념관 조차 하나 없다. 윤석열 정부는 좌파들 눈치만 보지말고 다큐를 계기로 기념관 건립 등 확실한 예산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김덕영 감독의 용기에 다시 한번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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