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3·1절 기념사에 부쳐
[윤덕우 칼럼] 3·1절 기념사에 부쳐
  • 승인 2024.03.0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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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이승만(1875~1965)초대 대통령의 생애를 조명한 다큐멘터리영화 ‘건국전쟁’ 관람객이 100만명을 훌쩍 넘겼다고 한다. 건국전쟁을 만든 김덕영 감독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승만 대통령에게 너무 죄송해서 “영화를 만들면서 펑펑 울었다”고 했다.

올해로 105주년을 맞은 1919년 3·1운동도 따지고 보면 이승만 대통령과 무관하지 않다. 민족자결주의를 외쳤던 윌슨(1856~1924)미국 대통령(1913~1921)은 이승만의 스승이었다. 윌슨은 프린스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승만을 지도하기도 했다. 윌슨 대통령이 1918년1월8일 미 의회에서 민족자결주의를 제창하자 이승만은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만한 조선 내에서 독립운동의 필요성을 간파하고 독립운동가들에게 이를 강조했다. 국제정세를 빠르게 파악한 그의 예지력이 3·1운동의 도화선이 됐다.

3·1독립선언서는 이렇게 시작된다. “우리들은 지금 우리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고 조선 사람이 자주적인 국민이라는 것을 선언하노라. 이러한 사실을 세계 여러 나라에 알려서 인류 평등이라고 하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지켜야할 도리를 분명히 밝히고, 이러한 사실을 후손들에게 대대로 전하여 민족의 독자적 생존이라고 하는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바이다. 5천년 역사의 권위에 의지하여 독립을 선언하는 것이며, 이천만 민중의 충성을 한 데 모아서 독립국임을 널리 밝히는 것이다. 영원하고 한결같은 민족의 자유 발달을 위하여 독립을 주장하는 것이며, 인류의 양심이 드러남에 따라 일어난 세계 개조의 좋은 기회와 운세에 순응하여 함께 나아가기 위하여 이것을 제기하는 것이다. 조선의 독립은 하늘의 밝으신 명령이고 시대의 추세이며 모든 인류가 공존하면서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정당한 권리를 발동한 것이니, 세상의 무엇이라 할지라도 우리의 주장을 가로막거나 억눌러서 그치게 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 읽어봐도 감동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105주년 3·1절 기념사에서 3·1독립선언서를 인용하며 “3·1운동은 어느 역사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미래지향적인 독립 투쟁이었다”며 “기미독립선언의 뿌리에는 당시 세계사의 큰 흐름인 자유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105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모두 17번의 자유를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목숨을 걸고 치열하게 무장 독립운동을 벌인 투사들이 계셨고, 국제정치의 흐름을 꿰뚫어 보며, 세계 각국에서 외교 독립운동에 나선 선각자들도 있었다”며 “이 모든 독립운동의 가치가 합당한 평가를 받아야 하고 그 역사가 대대손손 올바르게 전해져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3·1 운동을 기점으로 국내외에서 여러 형태의 독립운동이 펼쳐졌다”면서 무장 독립운동은 물론 외교·교육·문화 독립운동을 열거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일제 강점기에 무장 독립투사도 계셨고 외교 독립운동에 나선 선각자, 교육·문화 운동에 나선 실천가도 있었다”며 “일제 패망 이후 우리가 자동으로 독립을 보장받게 된 게 아니라 다양한 독립운동을 통한 역량이 축적된 결과 자유와 번영이 꽃필 수 있었다는 점이 합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승만의 외교 노선 등도 무장투쟁 못지않게 평가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의 이런 언급에는 그동안 만주 등지의 무장 독립 투쟁만 부각시키고 도산 안창호 등이 주력했던 국내의 교육·문화 독립운동과 미주 등지에서 전개된 외교 독립 노선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 말미에서 “ 3·1운동은, 모두가 자유와 풍요를 누리는 통일로 비로소 완결되는 것”이라며 “ 이제 우리는, 모든 국민이 주인인 자유로운 통일 한반도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여전히 전체주의 체제와 억압 통치를 이어가며, 최악의 퇴보와 궁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북한 정권은 오로지 핵과 미사일에 의존하며, 2600만 북한 주민들을 도탄과 절망의 늪에 가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 북한 정권의 폭정과 인권유린은 인류의 보편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 자유와 인권이라는 보편 가치를 보장하는 것이 바로 통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통일 노력이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이 되고 등불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좌파들은 북한주민의 자유와 인권에는 입을 다물고 있다. 김정은은 최근 대한민국을 제1의 적대국이자 불멸의 주적으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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