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칼럼] 조국 “느그들 쫄리제”
[특별칼럼] 조국 “느그들 쫄리제”
  • 승인 2024.03.18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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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삼수 서울본부장


최근 정치권에서 ‘지민비조’라는 말이 등장했다. 조국혁신당이 내건 선거 구호다.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을 선택해 달라는 뜻이다. 민주당이 직접 비례대표를 낼 수 없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빈틈을 이용해 자신의 세력을 구축하려는 포석이다.

조국 출마는 한풀이다. 여러가지 이유와 명분을 걸었지만 국민들의 시선은 이곳에 머문다. 선거 출마자들은 국민과 국가를 위해 봉사하려 출마한다. 그런데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한동훈 위원장 딸의 의혹과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 진상을 규명할‘한동훈 특검법’을 22대 국회가 문 열면 발의하겠다고 주장했다. 자신과 가족의 한풀이를 위한 출마의 변으로 해석하기에 충분한 발언이다.

국회를 자신의 복수의 장소로 여기는 듯한 태도가 정도를 넘어섰다. 국민들 시선이 고울 리 없다. 국민의힘이 조 대표가 자녀 입시 비리와 감찰 무마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는데도 반성 없이 ‘사적 복수’를 위해 정치에 뛰어들었다고 비난했다. 국민 정서를 읽었기 때문이다.

조국혁신당이 공개한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은 자못 충격적이다. 조 대표와 황운하 원내대표를 비롯해 비례대표 후보자 20명 중 4명이 하급심에서 실형을 받거나 재판, 수사를 받는 인물들이다. 논란이 불가피하다. 황 원내대표는 ‘청와대 하명 수사 및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받았다.

박은정 전 감찰담당관은 ‘윤석열 찍어내기 감찰’ 의혹으로 법무부에서 해임 처분을 받았으며, 공수처의 수사를 받고 있다.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 관리 본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받고 2심 재판 중이다.

한국 정치 역사에 범죄 피의자가 이렇게 많은 정당은 처음이다. 범죄피의자가 전국을 개선장군처럼 휘젓고 다니고 있다. ‘비법률적인 방법으로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조국 대표의 발언이 허언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준다. 법학을 전공하고, 법을 가르친 사람이 법을 부정하는 초유의 발언을 하고도 당당하다. 지켜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당혹감으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조국 대표는 당당하다. 부끄러움은 모두 국민의 몫이다.

지난 주말 조 대표가 ‘3년은 너무 길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서울 시청 앞에 나타났다. 정권 심판론에 불을 붙이려는 퍼포먼스다. 대중이 그런 그를 주시한다. ‘이재명vs한동훈’ 구도가 ‘한동훈vs조국’인양 변하는 분위기다. 좌파 원로 백낙청 등도 공공연히 현직 대통령을 끌어내려야 한다며 힘을 보탠다. 한 목소리로 “이재명의 시간이 왔다”고 외치는 판이다. 여권이 더 간절하고 절박하게 4월 총선에 임해야만 할 이유다.

조 대표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 위원장이 자신을 겨냥해 비례대표 의원의 유죄가 확정되면 그 다음 비례대표 순번 후보가 의원직을 승계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공약으로 추진하겠다고 한 데 대해서는 “통과 가능성이 제로”라고 비판했다. “비례대표는 의원 개인 것이 아니라 정당 것”이라며 “제 생각에 조국혁신당 지지도가 높아지니 이에 위축된 한 위원장과 국민의힘이 예민하고 불안해진 모양”이라고 했다.

조 대표는 “표준어로 하면 어감이 살 것 같지 않으니 부산 사투리로 (한 위원장에게) 한마디 하겠다”며 “느그들 쫄았제(‘겁먹다’라는 뜻의 속어인 ‘쫄다’의 부산 사투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권 때 27번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자고 나면 집값 오르는 것을 경험했고, 엉터리 소득주도 성장으로 수시로 가슴 철렁했던 경험을 가진 국민들이다. 웬만해서는 안쫄린다. 자녀 입시비리와 감찰 무마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은 조 대표는 곧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된다.

국회의원에 당선되어도 국회의원 배지 떼고 감옥을 가야할 처지다. 그것을 모를 리 없는 조 대표다. 그럼에도 그는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윤석열 정권에 복수하기 위해 벼르고 있다. 비정상이 횡행하는 처참한 현실이다.

22대 국회에서는 실형을 선고받은 범죄자는 출마를 막는 법안이 1호 법안으로 발의되기 바란다. 범죄 피의자가 국회에 들어와 형이 확정 될 때까지 국민 세금을 축내서는 안 된다. 수억원의 연봉을 받고 9명의 보좌진을 거느리고 호가호위하는 꼴을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된다.

지금 정치평론가나 여론조사 전문가들 분석으로는 여야가 팽팽하다. 조국신당 상승세까지 감안하면 범 야권 예상 의석수가 더 높을지 모른다. 상승세의 조국신당 대항마로 ‘조국vs도태우’ 구도를 만들 순 없을까? 아니 조국의 ‘비법률적 방법’에 맞서 법과 원칙, 상식이 맞서는 구도를 만들 수는 없을까? 이종섭 대사도 총선 전 귀국하는 타이밍을 보는 게 좋을것 같다.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린 중요한 선거이자 변곡점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국민과, 이념과 포퓰리즘으로 무장한 정치세력과의 한판 싸움이다. 공정과 불공정, 불의와 정의, 상식과 내로남불과의 싸움이다. 이런 이슈와 담론 앞에 누군가는 반드시 ‘쫄릴’ 것이다. 아마도 원칙 없는 세력이 부담스러울 것이고, 조국 대표가 가장 먼저 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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