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에 피어나는 꽃
잠시 피었다 사라지는 꽃
고개 들어야 볼 수 있는 꽃
아무 때나 볼 수 없는 꽃
어디서 필지 아무도 모르는 꽃
◇정순오= 2002년《대구문학》에 시, 2010년《한국불교아동문학》에 동시로 등단. 2023년 한국예술복지재단 창작디딤돌 선정, 시집 ‘이만큼 왔으니 쉬었다 가자’(2017년), 동시집 ‘좋은 걸 어떡해’(2023년) 발간.
<해설> 꽃은 공중이다. 아니 어쩌면 공중을 그리워하는 새떼와 다르지 않다. 결국 식물적 이미지에 동물적 이미지를 연결하면서 시인은 순발력 있는 상상의 도발을 보여주고 있다. 한 번 더 구부려 생각해보면 식물이 자신의 절정을 드러냄에 있어, 꽃보다 더 절실한 몸짓이 어디 있겠는가. “활짝”이란 동작을 통해서 수태로 번식을 꿈꾸려는 의지는 향기까지 동반하면서 벌과 나비를 불러들이려 한다. 그런 꽃은 꽃일까? 아닐 수도 있다. 그 꽃은 시인 자신인 사람으로 보아도 시를 읽는 재미가 생긴다. 잠시 피었다 사라지는 사람. 고개 들어야 볼 수 있는 사람. 아무 때나 볼 수 없는 사람. 그러나 그 꽃은 이동이 가능한 꽃이어서 결국 사람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어디서 필지 모른다는 시인의 내면 심정에 “새떼”라는 제목이 낯설게 하기의 또 다른 미학으로 읽힌다.
-박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