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대구신문 독자에게 드리는 글
[대구논단] 대구신문 독자에게 드리는 글
  • 승인 2024.03.2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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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세월은 주야로 흐르는 물 같다’는 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벌써, 3월 하순이다. 목련은 핀지 오래고 아파트 주변에는 벚꽃이 작년처럼 화사하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많은 인연을 만들고 인덕을 쌓는다. 다만 그 내용이 궁금할 뿐이다. 인연이나 인덕이란 것은 사람에 국한 것만이 아니다. 사람은 사회를 구성하는 체제이므로 대소 체제의 관련성은 체제의 위치를 확고히 하려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나와 ‘대구신문’과의 관계를 체제이론에 접목하면 다양한 언론정보를 통한 자기 교양의 확대, 비판문학에의 접근으로 사회적 욕구, 힐링 등 여러 면에서 그 이익의 비교요인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나와 ‘대구신문’과의 인연적·관련성을 상세히 접근해 보려고 한다. 1991년, 박정희시대를 맞으면서 30년 동안 중단되었던 지방자치제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었다. 당시 영진전문대학에 봉직하고 있던 필자는 지방자치학에 관심이 많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교수가 되기 전 대구시청에서 지방행정 사무 전반에 걸쳐 13여년간 훈련을 쌓아온 경력 때문이다. 공업전문대로 성장한 영진대학이 실업대학으로 바뀌면서 행정과 교수 채용을 경력 공무원으로 배려한 것도 그 같은 영향 때문이었다.

나는 영진전문대학 부설 지방자치연구소장을 맡아 지방에서는 명문의 자치연구소를 만들었다. 무엇보다 지방자치 자료가 부족한 그 때 연구소가 연구체제로서 사회 전반에 기여한 공로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당시 대구연합신문지사 사장과 만나는 기회에 그가 지방시대에 맞추어 순수 지방신문인 ‘대구광역일보’를 만드는데 도움 요청이 있었는데 그 첫 과제가 창간사였다. 신문사의 사설, 논단도 수시로 쓰면서 ‘대구광역일보’가 나의 일터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대구신문’으로 사호가 바뀌고 벌써 30년이 훌쩍 넘게 매월 두 번씩 논단을 맡아 오고 있다. 내가 ‘대구신문’을 좋아하는 이유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것, 나의 필력을 맘대로 구사할 수 있는 분위기. 자유자재의 글 등 이유 때문이다. 쓰는 일에 점점 부담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나는 지금 ‘대구신문’을 펼쳐보고 있다. 30여년의 역사를 가지면서 대구신문은 그 면모가 싹 달라졌다. 외향적으로 신문의 산뜻함, 꽉 찬 분위기의 신문, 100% 기사의 광고. 광고란에 빈 칸이 별로 없다. 이는 신문사의 경제적 성장을 말해 주는 것이다. 무엇보다 광고는 신문사의 신뢰의 창이다. 몇 년 간 성장한 대구신문의 족적을 충분히 저울질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알찬 기사가 신문의 무게를 잘 측정함을 발견 할 수 있다. 몇몇 인기 기사에서는 타 신문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신문의 발전은 독자수가 불어남에서 찾을 수 있으나 신문 전반에 대한 종합적 평가가 매우 중요하다. 외면상 신문의 반짝거림 부분이 커져야 하는 것이다.

불가에서는 소매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을 한다. 사회체제의 관계와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깨우치는 말이다. 재언하지만 인연이나 인덕은 별개가 아닌 상관성을 가지고 인간생활을 지배하는 인간관계의 인자임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이제 붓을 놓아야 할 것 같다. 30년의 세월, 자랑이라곤 원고를 늦추는 일이 없었다. 편집국과 늘 손발이 잘 맞았다. 나의 성격 탓도 있지만 독자를 향한 한낱 칼럼니스트의 작은 배려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언제부턴가 몸에 좋지 않은 신호가 왔다. 한참 되었다. 그러나 칼럼을 끊을 수는 없었다. 작은 글쟁이의 자존심 때문으로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글 쓰는 시간은 내 한 달의 프로그램, 힐링의 순간이었다. 글쓰기를 중단하면 내 마음의 허전은 달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글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참고 인내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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