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경영칼럼] 기업가가 존경받는 나라
[박명호 경영칼럼] 기업가가 존경받는 나라
  • 승인 2024.03.24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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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계명대학교 석좌교수, 전 계명문화대학교 총장
인간 사회는 존경받는 자와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뉜다. 누구나 존경받고 유명해지기를 원한다. 그러나 유명하거나 힘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존경받는 것은 아니다. 국어사전에는 존경을 ‘남의 인격, 사상, 행위 따위를 받들어 공경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보통 자신의 분야에서 탁월한 성취를 이룬 사람이 존경받는다. 그러나 외형적 성과 못지않게 내면적인 인품과 사상도 충분히 존경의 대상이 된다.

지난주 열린 제51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기업인이 존경받는 나라를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특별강연에서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결단과 이병철·정주영 전 회장의 이룬 업적을 기리면서 ‘기업 하기 가장 좋은 나라’, ‘기업가가 가장 존경받는 나라’가 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표준에 맞는 기업환경의 구축과 각종 규제를 혁파하고 노동 개혁과 여러 가지 개선 과제를 제시했다.

대통령의 이러한 약속은 침체 위기의 한국경제에 분명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믿고 기대한다. 기업인이 국민으로부터 가장 존경받도록 하겠다는 대통령의 결의는 참석한 기업인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국민이 기업인을 존경하는 데는 정부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결국 그것은 온전히 기업인들의 몫이다. 기업인뿐만 아니라 위대한 리더는 대부분 독자적 노력으로 존경의 반열에 들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언급했던 이름 외에도 오늘의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되기까지 유·무명의 숱한 기업인들의 헌신과 기여가 있었다. 그들은 불굴의 의지와 열정으로 극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선진 한국을 만들었다. 불가능한 것들을 꿈꾸었고,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었고, 어떤 희생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용기와 긍정과 희망으로 수많은 위험을 감수하며 세계 곳곳으로 거침없이 나갔다.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를 찾아 쉼 없이 돌아다녔다. 덕분에 우리는 오늘 번영된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 우리는 그들에게 크게 빚진 자들이다. 당연히 한없는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지녀야 할 것이다.

지금 선진국의 대열에 든 대한민국에도 여전히 존경받는 기업인들이 절실하다. 존경받는 기업가가 되기 위한 기초적 요건은 가장 먼저 고객으로부터 환영받는 일이다. 우수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새로운 비즈니스와 시장을 창출하는 기업가라야 고객으로부터 인정을 받는다. 이에 더하여 기업가는 자신의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공공에 도움을 주고,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적극 공헌해야 한다. 와튼 스쿨의 스튜 프리드먼 교수는 경영자의 “리더십은 단순히 일 뿐만 아니라 삶과 관련되며, 진정성, 통합성, 창의성을 결합하여 일과 가정, 지역사회, 자아를 통합해야 한다”라고 지적한다. 기업가는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바탕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살기 좋게 바꾸는 역할을 주도하는 사람이다. 기업은 특히 지역사회와 공생관계에 있으므로 지역사회의 생활 수준을 높이는 데 적극 기여를 해야 한다.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며, 어려운 이들에게 혜택을 주는 등 사회발전을 지속해서 이끌 때 비로소 존경받는 기업인이 된다.

지난주 우리 지역에서는 큰 경사가 있었다. 대구상의 118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회장이 탄생한 것이다. 경선을 통해 대구상공회의소 25대 회장으로 케이케이(주) 박윤경 회장이 선출되었다. 박 회장은 100년 기업을 3대에 걸쳐 경영해 온 이 지역의 존경받는 기업인이다. 온화하고 섬세한 성품으로 지역경제는 물론이고 지역사회 전반에 신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지역 경제계에 더 경청하고 헌신하는 박 회장의 섬김 리더십으로 우리 고장에 존경받는 기업가가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지도자는 스스로 자신을 존경할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그를 따르는 사람들로부터 공경을 받을 때 진정 존경받는 지도자가 된다. 그러려면 전 인생을 통해 ‘존경’이라는 가치가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 링컨은 정치가로서의 업적 못지않게 훌륭한 인품과 강인한 정신력으로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었다. 그가 평생 추구했던 가치가 바로 ‘존경(respect)’이었다. 정적들이 거칠고 무례한 말로 무차별 공격해 올 때도 특유의 유머와 재치로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를 유지했다.

총선이 코앞이다. 정치지도자들의 거친 말들이 무성하다. 정치지도자들에게 존경은커녕 혐오감이 생기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날카롭고 험악한 말로 상대방을 깎아내려야 선거에서 이길 것이리라는 잘못된 인식이 만연하다. 하지만 스스로 유권자가 되어보면 자신이 내뱉은 거친 말의 몰가치와 부정적 효과를 쉽게 알 수 있게 된다. 이번 총선에서는 존경 받을만한 정치인들이 많이 선택되기를 바란다. 그래야 기업가가 존경받는 세상이 되고, 경제위기를 능히 극복하여 존경받는 나라로 든든히 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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