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산소 앞에
고부라진 꽃
다소곳이 피어 있다.
가실 적 꼿꼿하던 허리
그 사이
저리 굽었나
봄볕에 자식 올까
지팡이도 없이
마중 나온 어머니
◇서수정=대한문학세계 등단. 밀양문학회
북한강 문학제 추진위원
시집<하송정2길에>외
<감상> 서둘러 길을 떠나셨던 걸까. 가실 적에 어머니의 허리는 꼿꼿했다고 시인은 추억하고 있다. 어쩌면 아쉬운 마음에 시간이 지날수록 어머니가 점점 더 젊은 기억으로 남았을 수도 있겠다. 할미꽃을 노래한 시인은 많았다. 대부분 슬픔과 어머니에 대한 애잔한 감정을 노래하고 있지만, 이 작품에서의 어머니는 여전히 자식에 대한 사랑이다. 봄볕에 자식이 산소를 찾아 허위허위 올라올 것을 지켜보며 허리가 구부러진 채 지팡이도 없이 마중을 나선 어머니, 할미꽃이다. 요즘은 가부장적인 권위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전설이 되었지만, 예전 어머니에게 아버지는 외도를 하고도 당당한 절대 권력의 상징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한 때 취업을 준비할 때 관용구처럼 쓰이던 ‘엄격한 아버지와 온화한 어머니’는 바람직한 가정의 표본이었다. 시인에게 어머니는 이승을 떠나 저승에서 존재하는 이가 아닌가 보다. 비록 이승을 떠났다고 인정을 하면서도 꼿꼿한 허리가 휘어진 채 마중 나온 어머니를 바라보고 있으니 말이다. 2연에서 ‘그 사이’라고 시간의 연속성을 더 믿고 싶어 하는 시인의 마음에 공감하며 나직하게 불러 본다. 아! 어머니. -김사윤(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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