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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달구벌아침

행복 1

기사전송 2017-05-10, 21: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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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사회부장
한국 어린이들의 행복감은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아동 보호 단체 ‘세이브더칠드런’과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초등학교 3학년(만 8세)의 ‘삶의 만족도’는 16개 나라 가운데 14위였다. 에티오피아(16위), 네팔(15위)에 이어 뒤에서 셋째다. 행복감이 낮은 것은 노는 시간대신 학원공부하느라 스트레스가 크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적은 탓이라는 전문가의 분석이다. 우리 아이들이 불행하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됐다. ‘실컷 논 아이가 행복한 어른이 된다’(저자 김태형, 2016)는 책에 따르면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사회적 능력을 발달시켜야 하는 결정적 시기가 아동기 이전이라고 한다. 한국의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놀아야 할 시간을 뺏고 있다. 놀이를 빼앗는 것은 자유를 빼앗는 것과 같다. 자유의 박탈은 반인도주의적 행위이고 명백한 인권유린으로 간주된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이미 1996년에 한국의 심각한 경쟁적 교육제도가 아동의 재능과 소질 계발을 방해할 위험이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고 2011년에도 사교육이 여가와 문화활동에 대한 아동권리 실현에 방해가 되는 것을 우려한다는 의견을 한국정부에 전달했다. 최근에도 한국정부에 아동들이 여가와 놀이, 문화활동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정책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2014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어린이를 위한 국가적인 놀이 전략을 수립할 것을 공식 제안했다.

심리학자인 김태형 저자는 “아이들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놀이에 몰입하며 그 과정에서 기쁨과 행복같은 감정을 체험한다. 놀이를 체험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가장 큰 문제는 무기력감과 선택장애”라고 밝혔다. 요즘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몰라요”라고 한다.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고싶은 것이 무엇인지, 우리사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도 대답은 한결 같다. 무력감이 심한 아이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며 입밖으로 표현도 하지 못한다.

일본이나 미국, 북유럽 등 선진국이 왜 창의성을 강조하고 아이들의 숙제를 없애고 학교수업을 마치면 놀게할까. 더 잘살고 재미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다. 사람들은 자기의 불편을 덜어주는 새로운 물건, 창의적 물건을 구입하게 돼있다. 창의적이지 못한 나라는 남에게 팔수 있는 새로운 제품,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새로운 제품은 잘 살기위한 성장동력이다. 또 하나 재미를 이야기해보자. 한국에 사는 것이 재미있는가? 재미 없다면 왜 일까? 필자가 생각하는 원인 중의 하나는 아이들이 놀지 못해서이다. 아이처럼 순수한 생각, 막힘이 없는 무한한 상상의 나래는 찾아보기 어려운 곳이 한국이다. 자칫 말 잘못하면 친북좌파냐고 추궁당한다. 대선 후보 토론에서 봤듯이 ‘주적이 어딘지’말 하지 않으면 혼난다. 흑과 백, 잘사느냐 못사느냐, 우리 동네냐 아니냐, 이런 좁은 사고에 매몰돼 있다. 나이든 어른이야 이미 머리가 굳어서 어쩔수 없겠지만 자라나는 아이들까지 꽉 막힌 인간으로 키우고 있다. 학원 공부외에는 생각할 시간이 없는 아이들은 어른들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대선 후보 토론을 본 한 일본인 친구는 “단어 하나에 남의 사상을 재단하는 모습이 너무나 유치하다”고 평했다. 상대방의 말꼬리를 잡을 시간에 스스로 정책공부나 하는 것이 올바른 정치인이 아닌가 반문했다. 소통을 할려면 상대를 인정해야 한다. 다양한 사고를 하는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가 재미있고 건강하다. 좋은 외제 차를 타지 않으면 사람취급을 못받는 게 상식이 된 사회가 재미있을 리없다.

우리 아이들은 학교 성적이 떨어질까봐 공부 이외의 것을 할때는 불안하다. 이렇게 초중고를 무엇을 위해 사는지 모르고 보낸뒤 대학에 가지만 이때는 이미 가장 중요한 무엇을 놓친 뒤이다. 부정적인 감정은 사고력을 떨어뜨린다. 여러 부정적인 감정가운데 공포만큼 심각하게 사고력을 저하시키거나 마비시키는 감정도 없다. 만성화된 공포라 할 수 있는 불안이야말로 창의성의 으뜸가는 적이다. “공부 열심히 안하면 나중에 큰일 난다”를 반복하면, 세상에 대한 공포를 지속적으로 키워나가고 만성적인 불안에 시달리게 된다. 이런 아이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을까? 얼마 전 삼성이 스펙을 기준으로 사원을 뽑지 않겠다고 밝혔다. 스펙은 엄청나도 정작 일은 잘 못하더라는 경험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대학 진학률이 70%(2016년)나 되도 생기넘치는 세상은 커녕 자살률 1위 행진만 이어가고 있다. 자 이래도 아이들의 노는 시간을 뺏을 것인가. 아이들이 놀아야 하는 더 절박한 이유는 다음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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