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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대구논단

악한 피조물에게 선을 베풀어선 안 된다

기사전송 2017-01-05, 21: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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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성
객원 논설위원
인간이 모인 사회에서 현명한 지도자도 중요하고, 학자와 교사도 반드시 중요하지만, 현명하고 정직한 재판관도 중요하다. 성경에서도 “의와 공평을 행하는 것은 제사를 드리는 것보다 여호와께서 기쁘게 여기시느니라”(잠언서 21:3)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유대인들이 지혜로운 재판관을 칭찬할 때, 예외 없이 진리를 발견하며 정의를 베풀 수 있도록 법적인 절차를 잘 알며 속임수를 꿰뚫어 볼 수 있는 의지와 용기를 가진 정의로운 사람으로 묘사한다. 그들의 견해에 따르면, 부패한 재판관은 현명한 재판관이 아니었다. 당연한 이치로 “선물과 기증은 현명한 사람의 눈을 멀게 한다.”

유대인들의 현명한 재판관의 으뜸은 당연히 솔로몬 왕이다. 다윗이 통치하고 그의 아들 솔로몬이 아직 젊었을 때의 일이다. 어느 겨울 날 노인이 길을 가다가 길 위에서 반 쯤 얼어버린 뱀을 발견하였다. 죽어가는 동물에 대한 불쌍한 마음에 노인은 뱀을 살리려고 가슴에 품었다. 언 몸이 서서히 녹자 뱀은 노인의 몸을 칭칭 감아 노인을 질식시킬 기세였다. 만약 독사였다면 당연히 노인은 뱀의 독에 의해 고통 받으며 죽었을 것이다.

노인은 뱀에게 말했다. “뱀아, 너는 어찌하여 얼어 죽을 뻔한 너를 구해주었는데 나를 이렇게 죽이려 하느냐?” 뱀은 대답했다. “나를 살려준 것은 고맙지만, 나도 세상의 이치에 따라 자연스럽게 행동할 뿐입니다.” “나는 성경에 나와 있는 대로 정당하게 행동하고 있습니다.” “내가 사람과 뱀 사이에 원수가 되게 하리라”(창세기 3:15) 노인은 말했다. “그러면, 네 말이 옳은지 아닌지, 재판을 받아보자.”

그리하여 노인과 뱀은 가장 먼저 만난 황소에게 지금까지의 상황을 설명하고 재판을 부탁했다. 황소가 말했다. “비록 노인이 뱀에게 친절하게 행동했다할지라도 뱀이 노인에게 해를 가한 것은 정당하다. 왜냐하면 세상의 이치가 다 그렇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선을 행한다고 할지라도 그 사람은 악으로 갑소. 나의 주인도 그러하오. 나는 하루 종일 밭에 나가 죽어라고 일하며 그에게 많은 이익을 주고 있소. 그러나 저녁이 되면 자기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편안한 침대에 안락하게 눕지만, 나는 귀리와 짚을, 그것도 많이 나 주면 괜찮지, 아주 조금 주고, 비도 가리지 못 하는 바깥에 누워자야만 하오. 이런 것이 세상의 이치요, 노인이 비록 뱀의 생명을 구하려 했다고 할지라도, 뱀이 노인을 죽이려 한 것은 정당하오.” 노인은 황소의 판결에 충격을 받았다.

마침 그 때 당나귀 한 마리가 길을 가고 있었다. 노인은 당나귀를 불러 황소에게 한 것과 똑같은 이야기를 해주고, 그의 판결을 들었다. 당연히 황소와 같은 입장에 있던 당나귀는 황소와 똑같은 말만 되풀이 했다.

그러자 노인은 다윗 왕을 찾아가 항소하기로 했다. 노인과 뱀에게서 그간의 모든 이야기를 들은 다윗 왕은 대답했다. “뱀이 옳다. 노인은 왜 ‘내가 사람과 뱀 사이에 원수가 되게 하리라’는 창조주의 말씀을 실행하지 않았느냐? 그러므로 왕인 나도 어쩔 수 없다. 노인이 뱀을 따뜻하게 해준 것은 잘못이다. 뱀은 노인의 적이기 때문에 그냥 얼어 죽도록 내버려 두어야 했다.”

한편으론 억울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세상의 이치가 참 엿같다’고 분노한 노인은 마지막으로 상고를 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아직은 왕이 아니지만 하느님으로부터 소원으로 지혜를 달라고 한 젊은 왕자 솔로몬을 찾아갔다. 솔로몬은 그들을 데리고 다윗 왕에게 가서, 마지막 재판을 시작했다. 가는 도중 솔로몬은 힘든 노인을 위해 자신의 지팡이를 노인에게 주었다. 솔로몬이 뱀에게 물었다. “너는 왜 너에게 덕을 끼친 노인에게 해를 주려고 하느냐?” 뱀은 대답했다. “찬양 받으실 주님께서 나에게 사람의 발꿈치를 상하게 하라고 명하셨지요.” 솔로몬이 물었다. “너는 율법과 그 안에 적힌 것을 지키기를 원하느냐?” 뱀은 대답했다. “예, 기꺼이 지키려고 합니다.” 솔로몬은 말했다. “뱀아, 네가 만약 율법에 나온 것을 지키고자 한다면, 노인의 몸을 풀고 그 옆에 서라. 왜냐하면 율법(신명기 19:17)에 분쟁하는 두 사람은 재판장 앞에 서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뱀이 재판장 솔로몬의 말에 따라, 노인의 몸을 풀고 노인 옆에 섰다. 이에 솔로몬은 노인에게 말했다. “이제, 노인은 율법에 기록된 대로, ‘네가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라’(창세기 3:15), 뱀에게 하시오. 왜냐하면 뱀은 율법에 따르기로 이 재판정에서 약속했기 때문이오.” 그러자 노인은 솔로몬이 준 지팡이로 뱀의 머리를 쳐 죽여 버렸다. 이로서 현명한 재판관 솔로몬의 유명한 노인 대 뱀 사건은 해결되었다.

이 나라의 모든 재판관이 자신이 정의와 공평을 행한다고 믿는다면, 누구도 노인이 뱀에게 했던 어리석은 행동처럼 악한 피조물에게 선을 베풀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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