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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대구논단

인성교육은 몽당연필(夢當緣必)

기사전송 2017-05-02, 21:2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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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 전중리초등
학교 교장
며칠 전 모 초등학교에 학부모역량개발 강의를 갔다. 온 산천이 꽃과 연두색의 싹들로 만물에 생기가 도는 계절이라 시조시인 이호우의 ‘살구꽃 핀 마을은 어디나 고향 같다. 만나는 사람마다 등이라도 치고 지고. 뉘 집을 들어서본들 반겨 아니 맞으리.’라는 시 구절을 읊조리며 강의를 시작하였다.

학교에서 학부모들을 만나 강의를 할 때면 언제나 고향에 온 것 같아서 신이 나서 말이 많아진다. 자제하고 억누르고 중요한 부분만 이야기하려고 해도 좀처럼 잘되지 않는다. 말이 많은 것, 이것도 어쩌면 나의 인성인지도 모른다.

중용에 ‘하늘이 나에게 준 것이 성(性)이요, 성에 따르는 것이 도(道)요, 도를 닦는 것이 교(敎)’라 하였다. 사람의 성품이 바로 인성인 것이다. 이 성에 대한 논란이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이다. 이 두 학설에는 규준(norm)이 다르다는 것을 알면 착함과 악함의 구분에 대한 이해가 쉽다.

‘인성(人性)’강의는 인기나 재미가 없다. 그렇지만 역대 대통령과 교육부장관은 항상 인성교육을 최우선시 하였다. 그래서 나온 것이 2016년 ‘인성교육진흥법’이다. 이 법의 목적은 건전하고 올바른 인성을 갖춘 국민을 육성하는데 있다. 목적으로 보면 국민교육헌장과 같은 성격이다. 이 법을 약속하고 이행하기 위하여 정한 규칙이나 법칙이기 때문이다.

이 법에 근거하여 목적으로 제시한 것이 인성교육덕목 여덟 가지인데 ‘예, 효,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이다. 사실 이 여덟 항목 중에서 ‘예(禮)’만 확실히 교육되면 다른 항목은 모두 관련이 되어 있다.

예(禮)는 제자 안회(안연)가 공자에게 인(仁)을 물었을 때 ‘자기를 극복하고 예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한 극기복례(克己復禮)에서 찾으면 좋을 것이다. 안회가 세목을 물었을 때 ‘예가 아니면 보지도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도 말고, 예가 아니면 말하지도 말며, 예가 아니면 행동하지도 마라‘고 말하였다. 안회는 비록 어리석고 불민하지만 스승님의 말씀을 받들어 실천하겠다고 대답했다.

강의를 마치고 세 아이를 둔 엄마가 머뭇거리면서 “인성교육을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좋은 엄마의 인상을 줄 수 있을까요?”하고 질의하였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그 엄마가 고개를 들었을 때, 눈에는 눈물이 방울방울 되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자식 때문에 많이 힘들었을 엄마의 모습에 나도 가슴이 먹먹하였다.

사람은 누구든 갈등이 있다. 가정에서 갈등을 심하게 겪는 사람은 엄마이다. 엄마는 순간을 참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 욕심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크루스테스는 산적이다. 산길을 지나는 사람을 잡으면 물건을 빼앗기 전에 자기 집에 있는 침대에 눕힌다. 잡아온 사람의 키가 침대보다 크면 다리를 자른다. 잡아온 사람의 키가 침대보다 작으면 두 다리를 잡고 늘여서 키를 침대와 맞춘다. 이것을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라 한다. 욕심 또는 욕망의 침대라고 생각해보자.

혹시 사랑스러운 자녀들을 부모들의 욕심에 따라서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맞추려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아이들은 부모의 소유 장난감이 아니다. 인성을 지닌 인격체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말에 몽당연필(夢當緣必)이 있다. 조금 오래 된 국어대사전에서 몽당연필을 찾아보았다. 몽당붓, 몽당비는 나와 있어도 몽당연필은 없었다. 몽당붓은 끝이 닳아서 무딘 붓이고, 몽당비는 끝이 닳아 모지라지고 자루만 남은 비로 풀이가 되어있다. 또 ‘모지라지다’는 것은 물건의 끝이 점점 닳아서 없어지는 것을 말한다. 국립국어원 표준대사전에는 몽당연필을 ‘많이 깎아 써서 길이가 아주 짧아진 연필’로 되어 있다. 그렇다면 몽당연필은 깎고 또 깎아 써서 길이가 아주 짧아져서 손에 쥐고 글을 쓰기에도 불편한 연필일 것이다. 실제 어렵던 시절엔 볼펜껍데기에 몽당연필을 끼워서 사용했었다.

인터넷에 떠도는 몽당연필(夢當緣必)을 한자로 풀이하면 ‘꿈은 마땅히 인연에 따라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의미일 듯하다. 아직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없다.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를 인연이라고 한다. 부모와 자식 사이도 인간관계이다. 가능한 욕심을 버리고 자녀를 먼발치에서 바라보면서 응원해주는 부모가 아름답다. 꿈은 마땅히 인연에 따라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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