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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고

미래의 일은 어둡기가 칠흑과 같다

기사전송 2017-10-25, 22:3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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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 전 중리초등학교 교장
문화기행 하는 동호회 버스차 안에서 이스라엘의 초능력자 유리겔라 이야기가 나왔다.

그 당시에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가정에서 또는 직장에서 밥숟가락이나 티스푼을 가지고 와서 텔레비전 앞에 앉았다. 정신을 집중하여 유리겔라의 말 한마디 놓치지 않고 설명을 들으면서 숟가락 구부리기를 실행하였었다. 간혹 어떤 가정에서는 사람 손놀림에 따라서 숟가락이 직접 구부려지거나 부러지기도 하였던듯하다.

이어서 유리겔라가 고장난 시계를 고치는 모습이 텔레비전에 비치기도 하였다. 모든 국민이 그 신비함에 감탄하며 놀라워했다. 그렇게 해서 유리겔라는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초능력을 보이면서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한다.

몇 년이 지난 뒤 마술을 하는 과학자 제임스 랜디는 ‘증명할 수 없는 힘을 믿어서는 안 된다.’면서 초자연현상을 믿는 것은 사이비라고 말하였다. 랜디에 의해 결국 유리겔라의 초능력은 일종의 사이비임이 드러났다.

명심보감에 ‘과거사여명경(過去事如明鏡)이요. 미래사암사칠(未來事暗似漆)이니라.’라는 말이 있다. ‘지나간 일은 밝은 거울 같고, 미래의 일은 어둡기가 칠흑과 같다.’는 뜻이다.

정비석은 ‘명경(明鏡)! 세상에 거울처럼 두려운 물건이 다신들 있을 수 있을까? 인간 비극은 거울이 발명되면서 비롯했고, 인류 문화의 근원은 거울에서 출발했다고 하면 나의 지나친 억설일까? 백 번 놀라도 유부족일 거울의 요술을 아무런 두려움도 없이 일상으로 대하게 되었다는 것은 또 얼마나 가경(可驚)할 일인가!’하였다. 정비석이 금강산을 기행하면서 장안사 앞 명경대에서 명경지수를 바라보면서 쓴 ‘산정무한’에 나오는 글이다.

명경지수는 그윽이 맑은 거울처럼 고요한 물이다. 또한 삿된 마음이 없고 깨끗한 마음을 비유한 말이기도 하다. 신라 말 마의태자도 명경지수를 바라보며 당신의 업죄를 명경에 영조해 보려는 뜻이었을까? 명경대 바위에 꿇어 엎드려 한없이 명경지수를 바라보았다고 하였다.

명경지수(明鏡止水)는 장자에 나오는 말이다. 공자의 제자 상계는 당시에 왕태의 제자가 공자의 제자수보다 많은 것에 항상 불만이 많았다. 왕태는 형벌로 비(?, 발뒤꿈치 베기)를 당한 불구의 몸인데도 그의 문하생은 공자의 문하생보다 많았던 것이다. 상계는 “왕태는 자신의 몸만 닦고, 자신의 지혜만 깨닫고자 힘쓰는 사람인데 어찌하여 문하생이 그렇게 모여듭니까?”하고 물었다. 공자는 “사람은 흘러가는 물에는 자기 얼굴을 비춰 볼 수가 없고, 흐르지 않는 고요한 물에 자기 얼굴을 비춰 보아야 한다. 오직 흐르지 않는 고요한 물만이 자기 얼굴을 비춰볼 수 있다.”고 대답하였다.

공자는 흐르지 않는 지수(止水)가 거울(明鏡)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을 제자 상계에게 일러준 것이다. 적폐(積弊)라는 말이 뉴스에 자주 오르내린다. 사전적 의미는 오래 쌓인 좋지 못한 폐단들을 말한다. 부정행위를 말한다. 폐(弊)라는 말도 사실은 개가 지쳐 쓰러진 형상의 글자이다. 이것이 변화하여 ‘깨어지거나 찢어지다.’의 의미를 갖게 된 글자이다. 옛 사람들은 적폐가 생기는 원인은 모두 ‘폐추천금’에서 비롯된다고 하였다. ‘오래도록 많이 쓴 닳아빠진 몽당비를 천금인양 생각한다.’는 뜻이다. 자기 분수는 생각하지도 않고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는 마음가짐을 일컫는 말이다. 시쳇말로 ‘내로남불’인 것이다. 내가 하면 무엇이든지 다 옳고 좋은 것이며, 남이 하면 잘못된 것이고 불륜이며 폐단인 것으로 여기는 마음이다. 그래서 적폐는 적폐를 낳고 결국 적폐는 끊임없이 생긴다. 경행록에 ‘내일 아침의 일을 저녁때에 가히 꼭 그렇게 된다고 알지 못할 것이요. 저녁때의 일을 오후 4시쯤 가히 꼭 그렇게 된다고 알지 못할 것이니라.’하였다. 미래의 일은 어둡기가 칠흑과 같다는 말과 닮아있다.

‘미래를 알려거든 먼저 지나간 일을 살펴보라.’는 명심보감의 말이 근래에 자주 회자된다. 왁자지껄한 차 안의 소음 속에선 ‘초능력자도 점쟁이도 미래는 모르더라. 그걸 알면 자기가 대통령하지.’

미래의 일은 정말 칠흑인가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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