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하나로 산을 휘어잡은 새들은
타고난 소리꾼이다.
바람보다 먼저 산을 깨우고
계곡 아래 물살도 산정으로 당긴다
당기듯이 소리친다.
소리치며 산 그림자 가볍게 놓아
버린다.
숲속이 숲의 속이 오래 울린다.
저토록 산이 속으로 울다니!
속으로 우는 것들은 울음도 힘이
된다는 걸 안다.
울어라! 새여.
자고 일어나 울어라 새여
소리 하나로 산을 울릴때
너는 소리꾼 인 것이다.
소리의 꾼인 것 이다.
시 하나로 세상을 휘어잡는
시인들은 타고난 소리꾼 이다.
몸 보다 먼저 혼을 깨우고
한순간을 영원으로 밀어 올린다.
밀어 올리듯이 소리친다.
세상속이 세상의 속이 오래 울린다.
저토록 세상이 속으로 울다니!
속으로 우는 것들은 소리도 힘이
된다는 걸 안다. 울어라 시여
자고 일어나 울어라 시여
시 하나로 세상을 울릴 때
너는 소리꾼인 것이다
소리의 꾼인 것이다.
◇천양희=시집 <신이 우리에게 묻는다면><사람 그리운 도시><하루치의 희망><마음의 수수밭><오래된 골목>
<너무 많은 입><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
<새벽에 생각하다>
<감상> 노래가 마음의 위안이라면 시는 영혼의 힘이 되어 준다고 지나온 세월이 일깨운다. 여기 이 밤에 마주하는 심연 처서가 지나니 한여름 갈 채비, 서늘한 습기가 엄습하는 밤, 마음에 울려오는 시 한편이 내 혼을 깨우는 듯하다. -달구벌시낭송협회 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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