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
꽃이 핍니다
꽃이 피는 나는
살아있는 여자입니다
새로운 생명을 잉태할 수 있는,
그래서 더없이 행복하고
소중합니다
붉은 꽃 피기 직전
내 몸 깊은 곳
알 수 없는 전율과 희열,
그 꽃은 바로
원초적 사랑의 생명입니다
◇김미숙=2003년 ‘생각과느낌’ 수필 등단
한국낭송문학회 사무국장
모아모아 예술협동조합 감사
<감상> 사춘기에 접어든 소녀에게 월경은 공포일뿐, 설렘도 여자로서의 우월감도 아니다. 이를 위로하기 위해 ‘이제 여자가 되었다’는 자신감을 주기도 하고 ‘마법에 걸렸다’는 신비로움을 건네기도 하지만, 현실은 단지 ‘생리통’으로 매달 시달리는 것이 전부였다.
의학적인 발전은 생리주기를 미루고 당기는 정도를 가능하게 했지만, 이 또한 인체에 유해하다는 설도 있다. 월경의 번거로움과 고통이 사라지는 갱년기 여성은 편리함과 환희 대신 ‘갱년기’라는 또 다른 공포를 맞이한다. 이때는 반대로 월경이 ‘간절함’이 된다. 이 무슨 조화인가. 시인은 이를 꽃에 비유하여 예찬하고 있다. 언젠가 꽃이 지고 꿈꾸는 어린 꽃들에게 거름이 되어주는 우리의 삶 자체가 꽃의 그것과 많이도 닮아 있다. -김사윤(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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