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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의 원리

기사전송 2016-09-12, 22: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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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호
논설실장
오늘날 사회는 무한경쟁 사회이다. 그러나 경쟁속의 나태함과 게으름은 어디에나 도사리고 있다. 이런 현상을 잘 보여주는 이론이 피터의 원리이다. 무능력이 개인보다는 위계조직의 메커니즘에서 발생한다고 보기 때문에 오늘날 조직사회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큰 혜안을 심어주고 있다.

컬럼비아대학교 교수였던 로렌스 피터(Laurence J. Peter)와 작가인 레이몬드 헐(Ramond Hull)은 1969년 공저한 책 ‘피터의 원리’(The Peter Principle)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우리 사회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무능력, 무책임으로 인해 우리는 많은 불편을 겪으며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게 되지만, 이러한 무능력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무능한 사람들이 계속 승진하고 성공하는 모순이 발생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능과 유능은 개인의 역량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로렌스 피터와 레이몬드 헐은 우리 사회의 무능이 개인보다는 위계조직의 메커니즘에서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수백 건에 달하는 무능력 사례를 분석한 뒤 무능력의 원인을 해명한 피터의 원리를 제시했다. 이들이 제시한 원리의 핵심은 “조직체에서 모든 종업원들은 자신의 무능력이 드러날 때까지 승진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즉, 위계조직 내의 구성원들은 한 번 또는 두 번의 승진을 통해 자신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위 직책을 맡게 된다.

그리고 승진된 직책에서 능력을 발휘하면 다시 상위 직급으로 승진할 기회를 잡게 된다. 따라서 모든 개인들은 자신의 무능력이 드러나는 단계까지 승진하게 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든 직위는 그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구성원들에 의해 채워지는 경향을 갖는다는 것이다.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지위까지 승진하게 되면 그 사람은 그것이 자신의 최종 직위임을 직감적으로 알게 된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의 무능력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며 현재의 무능력은 자기가 게을러진 탓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들은 더 열심히 일함으로써 새로운 직위에 따른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며, 때문에 점심시간에도 일을 하고 일거리를 집에 가지고 가기도 한다.

또한 자신의 무능을 감추려고 다양한 시도를 한다. 어떤 이가 무능의 한계에 도달했을 때 보이는 증상들은 책상을 깨끗하게 정리해야 안심하는 종이공포증, 반대로 서류를 산처럼 쌓아놓는 문서중독증, 책상기피증, 전화중독증, 도표집착증, 아무 의미 없이 말만 길게 하는 만연체 증상 등 다양하다.

피터의 원리는 구체적 상황별로 수많은 파생원리를 낳는다. 예를 들면, 위계조직 내 사원들이 단지 승진한 사람들에 대한 부러움을 숨기기 위해 무능력을 들먹이는 것이라는 ‘피터의 역설’, 직장 위계조직에서 무능력의 한계에 도달한 사람이 앞길을 막고 있다면 장애가 없는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피터의 우회’ 등이 있다.

피터의 원리에 근거하면, 행복한 삶은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수준의 성공에 만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수준 이상의 승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을 무능력하게 만들고 마는 승진에 집착하기보다는 유능한 구성원으로 남을 수 있는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 더 높은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피터의 원리가 시사하는 바는 한마디로 무능력한 사람이 많은 조직은 구조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고, 나아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이 역설적으로 비경쟁력을 만들어내는 원인이 된다는 점이다. 많은 기업에서 능력 유무를 떠나 특정인의 입맛에 맛는 사람이 승진하는 구조는 이러한 피터의 원리의 단초를 제공한다는 교훈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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